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4일 오전 김영란법 처리와 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회 개최 등을 논의하려고 국회에서 연 의원총회에서 강기정 정책위의장의 법안 설명을 듣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4·29 보궐선거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사무총장이 3석 중 1석 승리를 재보선 승패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야권 후보가 난립할 객관적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지만, 문재인 체제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이고 올해 유일한 선거란 점을 고려하면 지나친 몸사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 사무총장은 24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 등에서 치러지는 재보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1석 이상은 승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판단한다”며 “야당이 분열된 상황에서 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1석이) 최소한의 의미있는 승리라는 건 당 내부적으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의 ‘1석’ 발언은 야권 후보 난립 등을 고려한 전망이지만 선거 결과의 정치적 부담을 미리 덜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당 핵심 관계자는 “3곳 모두 전통적인 야권 강세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재보선이 원래 투표율 등 여당이 유리한 선거지형인데다 이번 선거 특성상 야권 연대도 어렵다는 점에서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다”며 “다만 ‘1석도 힘들다’는 식의 발언은 결과를 갖고 참패니 대패니 하면서 언론에서 몰아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당내 반대세력이 지도부를 모질게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애초 새정치연합의 승리가 예상됐던 7·30 보궐선거 직전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의원들이 (15석 가운데 현상유지인) 5석 건지면 선방이라고 하더라”고 했다가, 당내에서 ‘선거 결과 책임 안 지겠다는 거냐’는 비난에 직면했던 적이 있다. 실제 선거 결과는 새정치연합이 4석 건졌고, 안철수·김한길 대표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당 전략 쪽 관계자는 “‘1석 승리’가 당 지도부의 전반적 기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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