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제도 개정에는 반대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받은 2차례 사면에 대해 “제대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28일, 새누리당은 일제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겨냥한 ‘물타기 사면 공세’를 이어갔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던 2003년 특별사면 당시 감형 대상에 문 대표가 변호사 시절 변론했던 페스카마 15호 사건 사형수가 포함됐던 사실을 거론한 뒤 “이 사면에 문 대표가 어떤 영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2003년 사면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민혁당 사건’ 연루자들이 감형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왜 대공사범을 위주로 첫 특사를 했는지 답하라”고 공세를 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7년 성 전 회장 사면이) 적절하지 못했던 사면이었다는 게 밝혀진 이상, 이에 대한 의혹도 빨리 해소돼야 한다”며 “이 내용을 아는 사람이 오늘이라도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연유로 사면했는지 밝히면 된다”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나 사면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공세를 두고 ‘자가당착’이란 비판도 나온다. 실제 대통령 사면권을 어느 정권보다 애용한 이는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25차례 사면권을 행사했다. 긴 통치기간을 고려해도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전두환 18번, 이승만 15번, 김영삼 9번, 노태우 7번, 김대중 4번) 많다.
박 대통령이 이날 메시지에서 사면제도 개선 의지를 밝힌 대목도 부자연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에 반대해온 건 새누리당이기 때문이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지금 (사면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다. 공청회까지 했는데 대통령 고유권한을 침해한다며 새누리당이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새정치연합 소속인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장도 지난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 특사는 일정 부분 제한이 필요하다”며 사면법 개정안 발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회는 2004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때 국회에 의견을 구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면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으나 당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재의 요구가 이뤄졌고, 이후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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