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일 김태호 최고위원이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자신의 발언이 최고위 결정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동안 고개를 젖힌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 최고위원, 기자회견 열어 “실력 갖춰 다시 올 것”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직행하려는 의도’ 해석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직행하려는 의도’ 해석도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김태호 의원(경남 김해을)이 3일, 내년 4월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보겠다”며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회견문에서 “저를 믿고 뽑아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용서받기 어려운 결정인 줄 알지만,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배인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갔다”며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고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말은 국민을 위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세계가 문을 열어놓고 무한경쟁을 하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남으려면, 정치도 진정한 실력과 깊이를 갖춘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회견 뒤 총선 불출마 선언의 이유를 거듭 묻는 기자들에게 “회견문 그대로 봐달라. 실력과 깊이를 갖춰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와는 상의하지 않았다. 가족들하고만 상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당내에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으로 직행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대선 도전에 대한 질문에 “정치적 고려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김무성 대표의 상하이발 ‘개헌’ 발언 논란 때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해 당 안팎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또 지난달 ‘유승민 사태’ 때에는 김 대표의 ‘발언 자제령’에도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 면전에서 사퇴를 거듭 촉구해 회의 파행을 초래하는 등 각종 돌출행동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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