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일 열린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청와대 사진기자단
5선의 정의화 국회의장이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중·동구에 출마할 뜻을 1일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중·동구가 내 지역구인데 출마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앞서 이날 오전 <문화방송>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내년에 중·동구에 출마하는 걸로 알면 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시라”고 답했다. 평소 영호남 화합에 관심을 가져온 정 의장은 광주 출마설에 대해서는 “저는 철새나 낙하산을 거부해온 사람이고 중·동구에 60년 살아오고 있다”며 “현재로는 그런 (광주 출마)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 의장은 출마를 위한 새누리당 복당 시점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알아보니 내년 3월1일에 법적으로 가능하더라. 그때부터 (19대 국회 임기인) 5월30일까지는 (당적을 가진 채) 의장을 하면서 출마도 할 수 있다”고 덧붙여, 출마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해왔음을 드러냈다.
2004년 퇴임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래로 전임 의장은 더이상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게 관행으로 자리잡은 터라, 정 의장의 이날 발언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기자들에게 “박관용 전 의장이 그런 전례를 세웠는데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며 “배에도 평형수가 있듯이, 국회도 무게(중심)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지금 국회에 초선 비율이 너무 많은데, 재선·3선·4선들이 주축이 되는 달항아리 같은 모양의 구성이 돼서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는 국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박관용·김원기·임채정·김형오 전 의장 등에게 비례대표를 줘서 내년에 다 들어왔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정 의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측근들은 “‘다선 중심의 국회’라는 평소 소신을 강조한 것이지, 출마 선언은 아니다”, “끊이지 않는 광주 출마설에 아니라고 강하게 쐐기를 박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지역구 공중분해’ 우려로 들끓는 중·동구 유권자들을 의식해 출마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부산 중·동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인구가 부족한 인접 선거구인 영도구(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구(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로 분할되어 합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산 지역의 한 인사는 “이 상황에서 정 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 중·동구에서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중·동구를 유지한 채, 남항대교로 연결된 영도구와 서구를 합치는 게 해법이라는 뜻을 갖고 있어, 김무성 대표, 유기준 장관과의 ‘선거구 지키기’ 신경전도 가열될 조짐이다.
김 대표는 정 의장의 ‘중·동구 출마’ 및 ‘전직 의장들 비례대표 영입’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너무 난해한 얘기라 연구를 좀 해봐야겠다”며 “(정 의장이) 혼자 외롭게 계시니까 별의 별 연구를 다 하시는 거지”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실제로는 내년 총선 출마에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이지만, 실제로 현실화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정 의장은 국회 재입성 여부와 관계 없이 차기 대선 출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은 정기국회를 마친 뒤 올 연말께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