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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2위가 뒤집기 가능한 결선투표제…계파갈등 분출

등록 2015-12-09 21:39수정 2015-12-09 22:34

새누리 총선룰 갈등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서
이재오 “당헌당규에 없다”
이인제 “예외없이 해야” 반박
초선 이장우, 이재오에 “분란만 일으켜”
김무성 “예의 갖추라” 제재

‘신인 진출 돕는다’ 명분아래
물갈이 수단…비박들 민감반응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오른쪽)이 당 지도부가 총선 후보 공천 룰로 도입하기로 한 결선투표제를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오른쪽)이 당 지도부가 총선 후보 공천 룰로 도입하기로 한 결선투표제를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새누리당이 내년 4월 총선 후보 경선에 도입하기로 한 ‘결선투표제’를 놓고 당내 계파간 갈등이 공개 표출되고 있다. “결선투표제 하나만 놓고도 앞으로 의원총회를 몇번은 열어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9일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는 이 문제로 격한 논란이 일었다. 기자들에게 공개된 회의 때 비박근혜계인 이재오 의원은 “결선투표제는 신인들의 원내 진입에 장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1차 투표에서 1등 한 사람이 2차(결선)에서 떨어졌다면 틀림없이 ‘야합으로 떨어졌다’, ‘돈 선거로 떨어졌다’고 문제 제기하면서 후보를 돕지 않아 본선 경쟁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 의원은 또 “결선투표제는 당헌·당규에 없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최고위원들이 만찬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에 합의했다고 끝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자 이인제 최고위원은 “기득권자(현역 의원) 한 사람에 신인 다섯명이 도전할 경우 결선투표가 없으면 기득권자가 후보가 된다. 공정한 경선이 아니다”라며 “예외없이 50% 넘는 자가 없으면 1등과 2등을 놓고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결선투표는 프랑스 대선이나 여러 조합 같은 곳에서도 많이 하고 있는 제도로, 당헌·당규와 아무 상관없다”고 했다. 이에 김을동 최고위원은 “1차 경선에서 과반인 사람이 나오는 곳은 전무할 것”이라며 “전국에서 결선투표를 해야 하는데, 더욱더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이인제 최고위원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는 친박계 초선 이장우 의원(대변인)이 이재오 의원에게 “왜 분란만 일으키냐. 이명박 정부 2인자까지 했으면서…”라고 나섰고, 김무성 대표와 권성동 의원이 “예의를 갖추라”고 제지하는 풍경까지 벌어졌다.

의원들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결선투표제가 ‘현역 프리미엄을 줄이고 신인 진출을 돕는다’는 명분 아래 의도적인 ‘현역 물갈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선투표제는 3명 이상의 경쟁자 가운데 압도적 1위가 없으면 1, 2위를 놓고 다시 경선을 해서 ‘뒤집기’가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대구·경북 등지에서 ‘진실한 친박’을 자처한 후보들의 표가 뭉쳐서 ‘가짜 친박’으로 찍힌 현역 의원을 낙천시킬 수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친박들이 대놓고 전략공천을 할 수 없으니, 결선투표제를 통해 영남 등에서 현역을 교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결선투표 적용 대상이다. 친박계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예외없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 출신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친박계 주축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 뒤 기자들에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를 다시 붙여서 최종 후보를 뽑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1위와 오차범위 이내의 격차가 있을 때만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을 사람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결선투표까지 치르게 돼 내부 분열과 부정 시비가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에서는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과반 득표’ 기준으로 결선투표제를 시행한 적 있으나, 법적으로 개념이 정립돼 있진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각 정당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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