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과 가까워 물갈이설 나돌아
새누리당 친박근혜계의 ‘인위적 선수 재배치’ 논란의 중심에 있던 대구 달성의 이종진(66·초선) 의원이 18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개인적 용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당 안팎에선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이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과 내가 사랑하는 군민을 위해 백의종군하겠음을 선언한다”고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친박계가 새로운 후보로 밀어넣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나란히 섰다.
이 의원은 “우리 지역이 새 사람으로 인하여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에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라며 “새롭게 출마한 추경호씨를 적극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달성군수 출신인 이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를 넘겨받아 당선돼, 박 대통령과 ‘특수 관계’다. 하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도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면서 “친박계의 물갈이 리스트 상위권에 올랐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이 지역에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발을 들였다가 추 전 실장에게 자리를 비켜준 데 이어, 이날 이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지역에서는 “뜻밖”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 13일 대구 의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할 정도로 재선 의지를 보여왔기에 배경을 놓고 뒷말이 오갔다. 이 의원은 “압력을 받거나 누구의 이야기를 듣고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으나, 지역의 인사들은 “설득이든 회유든 뭔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날 오전 김무성 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공천과정에 ‘소수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 나온 것이어서 배경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더해졌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뭐라고 하더라도 ‘대구·경북은 우리가 정리할 수 있다’는 친박계의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눈 밖에 난 대구의 다른 의원들에게도 여러 형태로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친박계의 한 의원은 “이 의원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다른 의원들도 여론 등을 봐가며 스스로 판단할 일이지, 인위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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