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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친박 기득권 ‘사수’…집단 무기력 못 벗어나는 새누리

등록 2016-05-11 19:24수정 2016-05-11 22:16

친박 뒤에서 좌지우지…비박 방관
청와대는 ‘당 엇박자 용납못해’ 기류
차떼기 때 같은 ‘당 구심점’도 실종
당 내부에선 “절망감마저 느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그는 이날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기로 결정됐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그는 이날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기로 결정됐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새누리당이 11일 총선 참패 한달 만에 내놓은 수습책은 결국 원내대표가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도록 한 것이다.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겠다는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비대위와 별도로 쇄신 작업을 맡을 혁신위원회의 구실은 당 지도체제,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개선하는 정도의 생색내기에 그쳤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절망감을 느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왜 이런 집단 무기력에 빠졌을까?

첫째, 총선 패배 뒤에도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주류 친박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친박계는 “시간도, 인물도 부족하다”는 현실론을 명분삼아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혁신 비대위에 반대해왔다. 혁신 비대위가 강도 높은 쇄신을 진행하면 친박계의 총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고 이는 전당대회에 나설 친박계 주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최경환, 홍문종, 이정현, 이주영, 원유철 의원 등 다수의 친박계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다수를 점한 친박계는 총선 패배 뒤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원내대표 선거와 비대위 구성 문제 등에서 힘을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친박의 응집은 비박계의 방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비박계 의원은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소수가 되어버린 비박계 안에서는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는가’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당에 쓴소리를 할 것으로 기대됐던 ‘새누리혁신모임’은 모임 성격을 둘러싼 이견 탓에 사실상 와해됐다.

셋째, 당의 엇박자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청와대의 기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여당과 정부가 맞지 않는 것이 여소야대보다 국면보다 힘들다”며 정부·여당 ‘수레바퀴론’을 언급했다. 집권 후반기를 받쳐줄 친박 당체제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집권당은 보통 선거에서 참패하면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발버둥을 치고 자구책을 모색한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눈치만 보면서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친박들은 혁신보다 계파를 우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넷째, 당의 구심이 없다는 점도 주요 원인이다. 새누리당은 ‘차떼기’ 사건, 2011년 디도스 사태 등 위기에서 박근혜라는 유력 주자를 중심으로 천막당사와 비대위 등을 꾸리며 위기 대응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에서는 ‘당의 위기=나의 대선 위기’로 받아들여 적극 수습에 나설 주자들이 안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총선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주자가 될 만한 사람들이 모두 타격을 입거나 낙선했다. 당내에선 친박이나 비박을 통틀어 리더십을 지니고 당 혁신 프로그램이나 시간표를 제시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쇄신 의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원내내표 경선 공보물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비대위원장을 영입해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허언에 그쳤다. 한 영남지역 새누리당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의견을 구한다고 시간을 쓰면서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엔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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