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당권 경쟁이 27일 막 올랐다. 당 대표 한명을 최고위원들과 분리해서 뽑는 만큼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단일화’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비박계인 김용태(3선·서울 양천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누리당을 일으켜 세우겠다”며 8월9일 전당대회(전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에서 처음으로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특정인이나 계파의 정당이 아니다.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가 더는 힘을 발휘하지 하게 할 것”이라며 친박계와 각을 세웠다. 지난달 그는 친박계의 집단적인 반발 탓에 당 혁신위원장 내정자 신분에서 물러났었다. 48살인 김 의원은 “혁신 대표, 세대교체 대표가 되겠다”며 △수직적 당청관계 개혁 △대선후보 조기(내년 초부터) 경선을 내세웠다.
김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비박계는 전대 후보 기근에 숨통이 틔였다. 지금까지는 비박계 출마 후보군은 5선의 정병국 의원 정도였다. 김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 의원이 출마 한다면 당연히 힘을 모을 것이다. 내가 완주하는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친박계에서는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의 전대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주영, 홍문종, 원유철, 이정현 의원이 채비를 하고 있다. 친박 후보들은 전대가 계파 청산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후보간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이주영 의원은 “반드시 완주하겠다. 단일화엔 초연하다”라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주류인 친박계를 향한 눈초리가 곱지 않은 가운데 후보들까지 난립하면 주류의 당권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강경 친박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당 화합과 발전을 위해 물러나겠다”며 사퇴했다. 비박계에서는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탈당 무소속 의원 복당 과정에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며 23일 물러난 뒤, 친박계인 김 제1부총장도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동영상 촬영: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