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의 세종시 수도 이전 제안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다른 광역단체장들이 호응하면서 수도 이전론에 탄력이 붙고 있다. 내년 대선에 뜻을 둔 ‘잠룡’들이 공감대를 이루면서, 수도 이전 문제가 개헌 논의와 맞물려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7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가균형발전은 대한민국 모든 정부가 지향해야 될 가치다. 그런 측면에서 수도권의 과밀화를 극복하고 서울과 지방의 균형있는 발전을 꾀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 이전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 지사는 “수도 이전 문제는 사실 노무현 정부 때 저희들이 입안했던 행정수도의 주장을 남경필 지사도 받아들인 것”이라며 본인이 ‘원작자’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남경필 경기지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국회까지 세종시로 이전하자”며 이를 위해 “지금 나오는 개헌 논의에 수도 이전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수도 이전 화두를 내놓은 바 있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을 발전시켰지만 어느새 걸림돌이 돼버린 정치와 경제의 기득권 구조를 깨는 게 2018년(차기 대통령 임기 시작)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더민주의 대선 주자 가운데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수도 이전에 공감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서울시청에서 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행정수도 이전은 잘했다고 본다. 서울은 비즈니스 수도로 족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남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 시장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수도 이전에 찬성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 서울시장으로서 쉽지 않은 입장 표명을 해준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잠룡’들의 수도 이전론에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논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서울 강서을)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남 지사와 안 지사 등을 언급하며 “대권욕과 대한민국 수도 이전을 맞바꾸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경쟁적으로 수도 이전 이슈를 꺼내드는 모습에 진정성을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대선마다 반복되는 수도 이전 망령의 공약을 이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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