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9일 오전 고 박형규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민주화 운동사의 거목인 박형규 목사가 지난 18일 소천하자 야권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은 19일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형규 목사는) 저에게는 제 청년기 이후의 삶을 결정해주셨고,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거목이셨고 기독교를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서게 한 선봉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가 완전히 ‘우물에 빠진 돼지’같은 형국으로 절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에서 탈출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에게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고 다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데 저도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계 복귀를 앞두고 있는 손 전 고문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박 목사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뿐 아니라, 박 목사가 그의 결혼식 주례를 서는 등 각별한 인연이 있다. 18일 밤 박 목사의 부음을 듣고 급히 전남 강진에서 상경한 그는 5일장 내내 빈소를 지키며 ‘상주’ 역할을 맡기로 했다.
박 목사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위원장을 지낼 당시 부산 지역의 인권위원을 맡아 시국사건들의 법률지원 활동을 했던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도 19일 아침 빈소를 찾았다.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난 문 전 대표는 “이렇게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하셨던 거목들이 한분 한분 세상을 떠나고 계신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빈소를 지키던 손 전 고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문 전 대표가 조문을 와,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아 “(박 목사를) 개인적으로 뵌 적이 없고 잘 알지 못하지만, 유신시절에 민주화운동으로 고생을 많이 하신 분으로 기억한다"며 "나는 대학교수를 할 때였는데 민주화운동에 대해선 심정적으로 찬동을 했다. (박 목사는)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정치적 민주주의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라를 위해서 큰 일을 하셨던 어르신들께서 소천하셔서 그 슬픔이 매우 크다. 후배로서 목사님이 세상에 이루고 싶어했던 일들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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