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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재수·조윤선·이철성…우병우식 ‘부실검증 참사’

등록 2016-09-01 19:07수정 2016-09-01 21:28

대출특혜, 시세차익, 사고은폐·징계회피…
여당 내부 “엉망 검증” 비판 목소리
“자기 문제 처리 급급…신경쓸 겨를 있겠나”
“예상대로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 중진 의원은 1일 통화에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인사 검증을 거쳤다는 공직 후보자들의 의혹이 무더기로 터져나온 탓이다. 여당 안에서조차 “뭘 검증했다는 것이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과 의혹들은 이를 사전에 정밀하게 살펴봤을 우병우 수석의 검증 잣대와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농협으로부터 연 1%대의 초저금리로 수억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 후보자가 경기 용인의 93평짜리 아파트에 7년 동안 살면서 전세금 1억9천만원이 한번도 오르지 않은 ‘황제 전세’ 의혹도 불거졌다. 전날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서울 반포의 아파트 2채를 팔아 총 27억원대의 차익을 누린 사실이 지적됐다. 조 후보자가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할 때 남편이 정무위 소관의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사건을 수십건 맡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 이철성 경찰청장도 지난달 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신분을 속여 징계를 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당 의원들까지 당혹스럽게 만든 바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청문회 전 이 청장 쪽에서 음주운전 사고 및 신분 은폐 사실을 알렸음에도 눈을 감았다. 부동산 거래나 음주운전 전력 등은 가장 기초적인 검증에 해당하는 대목들이다. 여기에 조윤선 후보자나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들의 봉사활동, 인턴 채용 특혜가 드러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층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대박’을 묵인한 채 승진시켜줬다가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까지 초래한 ‘우병우식 부실 검증’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우병우 수석이 국민 눈높이와는 다른 검증 기준을 갖고 있거나 자신을 둘러싼 비리 의혹 탓에 제대로 된 검증을 못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진다. 한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 의원은 “우 수석이 자신 문제를 처리하기에도 급급할 텐데 다른 공직 후보자들 인사 검증에 온전히 신경 쓸 겨를이 있었겠는가”라며 “인사 검증 가운데서도 가장 기초적인 부분들을 놓쳤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우 수석이 뭘 검증했다는 건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엉망 검증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이 자료를 뒤져서 발견해내는 정도의 부적격 사유를 어떻게 민정수석실에서 걸러내지 못하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우 수석이 자리에 머물면 머물수록 당·정·청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부실 인사 검증이 이어지면 대통령과 여당 모두에 짐이 된다”며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다른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우 수석이 인사 검증을 했다는 딱지가 붙기 때문에 더욱 의혹이 커지고 부풀려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래저래 청와대나 여당으로선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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