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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 대통령, 세월호 특별법 개정 요구에 사실상 반대뜻

등록 2016-09-12 23:05수정 2016-09-12 23:08

민생·경제도 박대통령은 불통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기간 연장 요청에
“재정부담 고려해 국회서 논의하라”
가계빚에는 “양 늘어도 질 좋아져
법인세 인상요구엔 “고용·투자 부담”
한진해운·물류대란 “정부 수단 없어”
세월호 특별법 개정, 누리과정 예산, 세금과 가계부채 등 각종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불통’의 벽은 높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보장해달라”고 입을 모았지만, 박 대통령은 제자리였다. 박 대통령은 “특별법의 취지와 재정적 상황, 사회적 부담을 생각해서 국회에서 논의해달라”고 답하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마저도 이 답변은, 박 위원장이 회동 중간에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거론한 뒤 대화 말미에 재차 대통령의 뜻을 묻자 나온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13일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도 “세월호 특별법의 취지와 재정적 상황, 사회적 부담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국회 내에서 논의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날 회동에 앞서 청와대는 경제 관련 장관을 배석시켜달라는 야당의 요구에 맞춰 유일호 경제부총리 배석을 결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에 민생·경제 문제에서만큼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왔지만 여기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박지원 위원장이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대통령이 한 ‘국가 책임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얻지 못했다. 추 대표가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하자 박 대통령은 “(빚이) 양적으론 늘고 있으나 질적으론 좋아지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정부에 가계부채특위를 만들자는 추 대표의 제안에도 박 대통령은 침묵했다.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박 대통령은 “법인세는 인하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세금을 늘리면 고용·투자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추 대표와 박 위원장이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과 관련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자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의 원칙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었고, 채권단 관점에서 자구 노력이 미흡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는 말로 갈음했다.

이날 두 야당 대표는 대통령에게 건의할 안건을 적어와 대통령에게 전하는 등 제한된 시간에 가능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 추 대표는 세월호 유족들과 농민 백남기씨,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하는 등 5가지 요구를 담은 편지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위원장은 쌀값·콜레라 대책, 낙하산 인사 근절 등 20가지 현안을 적어와 일일이 언급하고 이를 김재원 정무수석에게 건넸다. 특히 추 대표는 장애인들이 일하는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유에스비(USB·이동식 저장장치)를 박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딱딱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지난 5월 회동 때는 나름대로 제가 14가지를 강하게 얘기했어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오늘은 상당히 좀 경직된 표정이었다”고 평했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배석한 장관들을 여야 3당 대표 테이블에 함께 앉혔다”며 “회동 형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송경화 엄지원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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