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공직자 재산형성 공개발의에 “앗 뜨거”

등록 2005-11-07 15:51수정 2005-11-08 00:45

원희룡 “부자당 비아냥 벗게 권고적 당론 정하자”에 지탄
한 주가 시작된 월요일 아침. 평온하던 한나라당의 상임운영위원회 회의가 원희룡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요동을 쳤다.

7일 회의에서 박근혜 대표, 강재섭 원내대표에 이어 세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원 최고위원은 “장관 이상 고위 공직자와 선출직 공무원의 재산형성 과정을 공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발의에 한나라당이 가장 적은 22명 밖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간 뒤 국민들 사이에 ‘역시 부자당’이란 비아냥이 있다”며 “일부에선 지도부가 서명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도는데, 한나라당이 깨끗한 정치에 앞장선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이 법안에 대한 찬성을 ‘권고적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위원의 발언 뒤, 회의의 중심은 화들짝 놀란 의원들의 해명과 원 위원에 대한 지탄으로 옮아갔다. 회의를 지켜보는 기자들 앞에서 꼬투리 잡힐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절박감이 엿보였다.

김영선 최고위원은 “당에서 토론해 볼 필요는 있지만 그 전에 (권고적 당론이란) 결론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원 위원이 사전에 논의를 거치고 확인한 뒤 이야기를 했으면 훨씬 더 건전한 대화가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이 법안을 봤다면 서명을 했겠지만 우리 방에는 법안이 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도부 지시는 없었다고 말한 전 대변인은 “인터넷 시대의 특징은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데 정작 가까운 자기 자식이나 부인의 병은 모르는 것”이라며 “원 위원이 평소 당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으면 이런 오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토를 달았다.

김무성 사무총장 또한 “법안 자체를 본 일이 없다”며 “이 자리는 당 지도부가 다 모인 자리인데 그 법안에 사인하지 말라고 한 사람은 손 들어보라”며 지도부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희정 의원은 “논란이 될 만한 법안은 지도부가 미리미리 알려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30분 가량의 비공개회의 때도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져, “법안이 자유민주체제와 맞지 않는다”거나 “공개 회의 때는 대정부 공격을 하고, 비공개 회의 때는 당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왜 그랬느냐”는 등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뒤 원 최고위원은 “싸늘한 반응을 이미 예상했지만, 중요한 문제에 토론이 없는 당 분위기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말을 꺼냈다”며 “앞으로도 당 토론을 거쳐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안에 대해서는 더욱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1일 김한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와 장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등)이 재산을 등록할 때 재산 규모 뿐 아니라 어떻게 재산을 모았는지도 밝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여야 의원 185명의 공동발의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 발의에는 열린우리당(144명 중 143명), 민주당(11명 중 7명), 민주노동당(9명 중 9명) 의원들은 대부분 참여했으나, 127석의 한나라당은 22명만 참여했다. <한겨레> 정치부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