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16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군사정변이라고, 헌법에도 그렇게 나온다.”(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유신 헌법은 어떻게 생각하나.”(윤 의원)
“자유민주적 헌정질서에 위배되는 부분이 많다.”(이 후보자)
5·16과 유신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묻자 거침없이 답하는 후보자의 모습은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달라진 인사청문회 풍경 중 하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때마다 박정희 정권에 대한 태도가 ‘뜨거운 감자’였다. 당시 총리·장관 후보자들은 잇따라 “답변드리기 어렵다”(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공부가 안돼 있다”(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교과서 기술을 존중하지만 직답 못 드리는 이유를 이해해달라”(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며 답변을 피했다. ‘대통령 눈치보기’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홍원 전 총리가 앞서 “5·16은 군사정변으로 교과서에 기술됐다”는 ‘소신 답변’을 내놓은 뒤, 위에서 청문회 ‘가이드라인’이 내려왔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황교안 전 총리는 2013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땐 ‘5·16 군사정변’ 표현에 “공감하는 측면도 있다”, 2015년 총리 후보자 시절엔 “유신헌법은 야당 등의 반발이 컸다는 현행 역사교과서의 기술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식으로 에둘러 넘어갔다.
반면 24일 이낙연 총리 후보자는 “뉴라이트 등이 지난 정부 들어 추진해 온 ‘건국절’에 근거가 있느냐”는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법률적으로나 헌법적으로나 건국절은 없다”고 말하는 등, 역사관 문제에서 단호한 즉답을 내놓았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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