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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메르스 ‘뒷북’ 대응 박근혜 정부, 비판 여론엔 ‘꼼꼼’ 대응

등록 2017-10-26 15:21수정 2017-10-26 16:22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근혜 캐비닛’ 문건 추가 공개
비서실장 지시사항 “VIP 비방여론 적극 대응하라”
‘살려야 한다’ 패러디에 “포털에 협조 요청해 제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6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메르스 환자 치료병원을 찾아 격리병동 상황을 모니터로 지켜보며 의료진과 통화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6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메르스 환자 치료병원을 찾아 격리병동 상황을 모니터로 지켜보며 의료진과 통화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는 ‘뒷북·무기력 대응’으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6월14일 서울대병원 메르스 치료 격리병동을 방문했다. 당시 의료진과 통화하는 박 전 대통령 앞쪽 벽에 붙어 있던 종이에 쓰인 ‘살려야 한다’ 문구는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이를 합성사진 등으로 패러디해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을 꼬집었다.

당시 청와대가 메르스 대응보다, 이러한 패러디 등이 ‘브이아이피(VIP)’를 폄훼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했다는 정황이 공개됐다.

26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가로 공개한 2015년6월19일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을 보면, 이병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메르스 사태를 틈타 온라인 사이버상에서 브이아피 행보를 폄훼하는 내용이나 억지 주장이 있다고 하는 데 포털에 협조 요청해서 지나친 것은 제어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법 위반 사례 있을 경우 의법 조치할 것”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15.6.19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정책조정수석)(기획비서관)

① 메르스 대응관련, 다음 몇가지 사항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당부(관련수석)

- 메르스사태를 틈타 온라인 사이버상에서 VIP 행보를 폄훼하는 내용이나 억지 주장이 있다고 하는 데 포털에 협조요청해서 지나친 것은 제어 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법위반 사례 있을 경우 의법 조치 할 것(홍보수석, 민정수석)

이병기 비서실장이 지시를 내린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을 방문하고 닷새 뒤로, 온라인에서 관련 패러디가 한창 퍼질 때다. ‘포털에 협조요청’까지 해서 누리꾼들의 자발적 패러디를 통제하려고 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국민일보>는 ‘박근혜 살려야 한다 사진 패러디 봇물’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정부가 이에 대한 불만으로 종합일간지·경제지 6월19일치 1면에 실린 메르스 관련 정부 광고 게재를 <국민일보>만 제외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성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민일보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게 기사가 되느냐”고 고압적으로 항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관련기사: 정부 메르스 광고 ‘국민일보’에만 안 줘…‘박 대통령 패러디’ 기사 탓?)

당시 ‘살려야 한다’ 사진은 ‘연출’이었다는 증언이 나중에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박 대통령의 메르스 병동 ‘살려야 한다’, 연출 맞다)

‘국민일보’의 2015년 6월17일자 ‘살려야 한다’ 패러디 관련 기사. 국민일보 뉴스 화면 캡처
‘국민일보’의 2015년 6월17일자 ‘살려야 한다’ 패러디 관련 기사. 국민일보 뉴스 화면 캡처
이밖에도 이재정 의원이 공개한 문건을 보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이미지 관리’에 힘을 쏟았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박 전 대통령 비방여론에 작은 것이라도 적극 대응하라고 꼼꼼하게 지시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시사항은 다음과 같다. 이런 내용은 지난 7월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됐다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박근혜 청와대 시절 내부문건을 이 의원이 확인해 옮긴 것이다.

◎ 15.3.16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 (정책조정수석)(기획비서관)

⑤ 다음 몇가지 수석 보고사항, 언론보도, 지적현안 등에 대해 적절한 대응조치를 당부(관련수석)

- 3.14일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대통령 비방 전단(약 200여장)이 배포 되었다고 하는데(현재 모든전단 수거상태) 조속히 범인을 색출하여 의법처리 할 것(민정수석)

◎15.5.18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정책조정수석)(기획비서관)

⑦ 최근 VIP를 비난하거나 풍자하는 전단을 살포하는 사례가 있는 데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님. 민정수석은 관련자를 색출하고 수사해서 반드시 엄단토록 할 것(민정수석)

◎15.6.5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 (정책조정수석)(기획비서관)

⑨ 최근 SNS상의 유언비어나 괴담이 심각하고 또 이로 인해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하는 만큼 민정수석은 법무부로 하여금 사이버상의 괴담/ 유언비어 유포자를 철저히 색출,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밝히도록 할 것(민정수석)

◎15.6.19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정책조정수석)(기획비서관)

① 메르스 대응관련, 다음 몇가지 사항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당부(관련수석)

- 메르스사태를 틈타 온라인 사이버상에서 VIP 행보를 폄훼하는 내용이나 억지 주장이 있다고 하는 데 포털에 협조요청해서 지나친 것은 제어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법위반 사례 있을 경우 의법 조치 할 것(홍보수석, 민정수석)

◎16.2.10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정책조정수석)(기획비서관)

⑦ 다음 몇가지 언론보도, 지적현안 등에 대해 적절한 대응조치 당부(관련수석)

- 부산문화재단이 14.9월 유휴 공공시설 등을 활용한 문화행사(벽화·예술품설치)를 개최했을 당시 한 건물 옥상에 그려진 VIP 비방 벽화가 아직도 방치되고 있다는데, 철거하도록 조치할 것(교문수석, 정무수석)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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