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바른정당이 내부적으로 통합 이후 새로운 정치 세력 탄생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틀’ 고민에 들어갔다.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20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국민의당 통합 논의를 비롯한 현안을 점검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연석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순을 목표로 통합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한 데 대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의당 내부 의견이 어떻게 모이는지 보고, 기자회견과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본 뒤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전제로 준비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 대표가 “사실상 바른정당을 없애려는 것이 자유한국당인데, 그런 정당과 통합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한다는 게 지금까지 쉽지 않았다”며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및 통합 가능성을 일축한 것도 국민의당과의 통합 예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날 연석회의 때도 권오을 최고의원이 “최근 지역단위에서 진행중인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의 정책연대·선거연대에 대해 짧게 한말씀 드리겠다”며 ‘용어정리’를 제안했다. “각 지역에서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선거연대, 그리고 국민의당과의 통합 이야기까지 오가는 시점에서 (지방선거)프레임을 어케 짤 건지 당 사무처서도 고민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는 “총선이라면 야당 교체이고, 대선이라면 정권교체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어떤 용어를 써야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며 “경북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시장·군수 90%를 차지하는 여당(이나 다름없다)”이라며 “그렇다고 정권교체라고 할 수는 없으니 ‘보수교체’는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용어에 대해, 하나의 프레임이 되도록 여기 계신 시도위원장들이 고민해보자”며 “젊은 세대에게 통하는 정치적 형상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운천 의원도 “이제 30년간 지역으로 묶인 정치, 이념으로 묶인 정치 넘어서는 바른정당의 개혁, 또 국민의당의 중도 실험 등이 이제는 관심과 지지를 받을 때가 왔다”며 “30년간 이념의 프레임에 빠진 대한민국 정치사를 개혁하고 새 시대 열 주체는 바로 우리 바른정당그리고 국민의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2월중순까지 유승민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보수중도 통합 대응을 해 왔는데, 이제 15일을 넘겨 앞으로 빠른 시간 내에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지도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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