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무감사 결과 서초 갑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당한 것에 항의하며 “홍준표 당대표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류여해 페이스북 갈무리.
홍준표 당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충돌을 빚어 온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윤리위에서 ‘제명’ 조치가 결정됐다.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26일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결정을 했다”고 밝히고 “징계를 해야겠다는 데에 대해선 위원들 간 의견이 일치했으며, 징계수준에 대해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위원들은 이의 제기나 불만 토로를 용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도 주장했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최고위원직에게 신분상 조치를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도 논의가 됐다”고 류여해 최고위원 징계 조치에 대해 신중론도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류 최고위원이 여태껏 해 온 돌출행동이나 허위사실 유포나 이런 거로 인한 해당행위 또는 당의 위신을 훼손한 행위가 아마 상당히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주장도 있고 대립이 됐다. 결국 표결로 제명이 결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 윤리위원장은 정확한 찬반 표결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윤리위에서는 △경고 △당원권 정지 △제명 △탈당 권유 등의 징계 조치를 결정할 수 있으며, 이후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징계 사유는 ‘말로써 당의 위신을 훼손하고, 허위사실로 해당행위를 한 것’으로 기록됐다고 정 윤리위원장은 밝혔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서 정 윤리위원장은 “예를 들면, 홍 대표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의원을 당협위원장을 시키기 위해 나를 몰아냈다 등 자의적으로 하는 그런 내용들, 유사한 내용들이 여러건 있었다”며 “상당히 여러 언행이 복합적으로 작용이 됐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포항 지진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하늘의 준엄한 경고”라고 말해 논란이 됐던 지난 류 최고위원의 발언도 징계 대상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아마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자료가 굉장히 많아서 일일이 전부 다 읽었다고는 이야기 못한다”고 덧붙였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직접 징계 사안에 대해 소명했다. 윤리위원회 출석에 앞서 류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그동안 제가 보여드렸던 말들은 싸우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류여해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홍 대표를 따라하다 보니 너무나 망가진 모습으로 제가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윤리위원장은 “(윤리위 소명 때) 자신은 별로 잘못한 것이 없고 허위사실도 거의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쪽으로 이야기했다”며 “아쉬운 것은 지금까지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사과하거나, 앞으로 태도를 바꿔 화합하겠다는 표현이 없었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과 함께 징계가 검토된 정준길 위원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징계결과 발표 직후 류 최고위원은 기자들 앞에서 “한국당은 죽었다”며 “제가 믿었던 정의는 한국당 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윤리위도 이미 홍준표 사당화가 됐다”며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윤리위원장이 들어갔을 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류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의 당무감사 결과 서초 갑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이후 홍준표 당대표에 대해 ‘홍 최고존엄 독재당’ ‘마초’ ‘공산당’등 강한 비판을 이어 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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