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배현진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등의 입당환영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길환영 전 <한국방송>(KBS) 사장,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배 전 아나운서,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차관.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이 14일 여야 정당 중 가장 먼저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자 면접을 시작했다. 당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지만 ‘후보 기근’은 어쩌지 못했다. 일부 지역은 추가 공모나 전략공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경기·대전·대구·경북·경남 출마자 17명의 면접을 마쳤다. 15일에는 서울·인천·부산·울산·충청·강원·광주·제주 출마자 면접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4~8일 광역단체장 출마자 공모를 했는데, 전체 17개 광역단체장에 공모한 이들은 31명에 그쳤다. 전남·전북은 한명도 없다. 현역 광역단체장과 의원 등을 빼면 지원자의 중량감도 크게 떨어진다. 텃밭인 대구(4명)와 경북(4명), 경남(3명)에 전체 지원자의 3분의 1이 쏠렸다. 반면 지방선거의 핵심인 서울시장의 경우 1명(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만이 지원했다. 인천(유정복), 울산(김기현)은 현역 광역단체장이 단수 지원했고, 제주·광주는 물론 ‘해볼 만한’ 충남·충북에도 각 1명씩만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동진정책’ 대상인 부산은 서병수 시장과 박민식 전 의원 2명만이 지원했다. 김영선·안홍준 전 의원 등 3명이 지원한 경남에는 홍준표 대표가 출마를 적극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한홍 의원이 공모하지 않아 전략공천 가능성 등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낮은 정당 지지도와 후보난을 의식한 탓인지, 면접 장면을 일부 공개하는 ‘퍼포먼스’까지 이뤄졌다. 대구와 함께 가장 많은 4명이 지원한 경북지사 지원자 면접 장면을 깜짝 공개한 홍문표 사무총장은 “원래 없는 서비스”라며 “지방선거 준비는 자유한국당이 제일 먼저 시작한다는 점을 잘 알려달라”고 했다.
당의 ‘사수 지역’에 포함된 경기에는 3명이 지원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경기지사는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여권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에 대한 평가와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종희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위기에 대한 전략적 방안을 묻길래 ‘많은 부분이 홍준표 대표가 당의 얼굴이기 때문에 위기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워낙 지원자가 적어 현역 광역단체장 위주로 라인업이 짜일 경우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유권자들의 반응이 나올 것 같다”며 걱정했다. 당내에서는 결국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추가 공모를 받거나 홍 대표가 전략공천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출마자 전원은 이날 ‘미투 서약서’에도 서명했다.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도덕성 등 흠결이 발견될 경우 공천 취소를 당해도 승복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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