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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영상] 자유한국당, 여의도 당사 현판 떼어냈다

등록 2018-07-11 14:33수정 2018-07-11 21:11

영등포로 당사 옮겨…당 재정난 가중 원인
김성태 “서민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으로 새로 옮긴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으로 새로 옮긴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새로 옮긴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 정문 출구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컴컴한 계단으로 걸어 내려온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마를 손등으로 훔쳐내며 “2, 3층이니까 걸어다니면 된다”고 말했다. 빗방울은 그쳤지만, 흐린 구름이 내려온 듯 습한 더위였다. 공사중인 내부에선 이제 에어컨을 설치하는 중이라고 당직자는 전했다. 로비도, 엘리베이터 홀도 없이 바로 계단인 1층 정문 옆으로 자동차 대리점 간판이 번쩍였다. 이삿짐과 설비들은 건물 뒤편 별도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렸다. 영등포 기계공구상가 근처에 자리잡은 당사 건물 주변엔 ‘지게차 매매’ ‘퀵 화물’ 간판 등이 보였고, 2층 창가 높이엔 전봇대 전선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각 정당 당사가 즐비한 여의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11일 자유한국당은 여의도 당사 시대를 마감하고 영등포로 당사를 이전했다. 탄핵사태 이후 두 번의 선거 참패를 거치며 가중돼 온 당 ‘재정난’이 원인이다. 새로 옮기는 영등포구 우성빌딩 2개 층의 경우, 여의도 당사 시절보다 월 임대료를 8000만원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 당사에 옮겨 건 ‘자유한국당’ 현판 앞에 선 김 권한대행은 “기득권과 관성, 잘못된 인식과 사고는 여의도 당사에 버려두고, 여기선 오로지 국민들의 삶만 생각하는 진정한 서민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새로 옮긴 당사는 국회에서 차량으로 10분, 도보로는 22분 거리로 비교적 가깝지만, 상징적인 ‘여의도’라는 장소를 버리고 영등포구로 옮겨갔다는 점에 시선이 쏠린다. 과거 정당들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경비 절감 및 당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당사를 옮겨 왔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과, ‘차떼기’ 신조어를 낳은 불법대선자금 사건으로 어려움에 처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 지휘 아래 당사를 벗어나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차리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비슷한 시기 열린우리당도 ‘민생 정당’을 내걸고 영등포 청과물상가 폐건물로 당사를 이전한 바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당직자는 “천막 당사로 옮겨갈 때가 생각난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기존 당사가 있었던 여의도 한양빌딩은 이명박·박근혜 두 대통령을 배출했던 ‘명당’으로 꼽혔다. 이 한양빌딩에 1997년 입주했던 새정치국민회의는 15대 대선 김대중 대통령 당선의 기쁨을 맛봤고, 2003년 입주한 민주노동당은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이 당선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의 전신 신한국당은 재집권에 실패한 뒤 ‘당사 이전 프로젝트’까지 가동하며 한양빌딩에 입주했다. 2007년 6월 입주한 이후 자유한국당은 집권당으로서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탄핵 사태와 19대 대선, 6·13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지며 “영욕의 세월 여의도 당사 시대”가 저물었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도 마침 여의도 당사 문을 닫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화제가 됐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이삿짐이 나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11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고 영등포로 당사를 옮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이삿짐이 나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11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고 영등포로 당사를 옮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1일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자유한국당 구 당사에서 이사가 이뤄지고 있다. 정유경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자유한국당 구 당사에서 이사가 이뤄지고 있다. 정유경 기자
11일 오후 이사가 진행중인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자유한국당 구 당사의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1일 오후 이사가 진행중인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자유한국당 구 당사의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1일 새로 당사를 이전한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 앞에서 건물을 바라보며 당직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1일 새로 당사를 이전한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 앞에서 건물을 바라보며 당직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과 함께 11일 영등포로 이전한 새 당사를 가리키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과 함께 11일 영등포로 이전한 새 당사를 가리키고 있다. 정유경 기자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신당사에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등 당직자들이 현판을 걸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11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고 영등포로 당사를 옮겼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신당사에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등 당직자들이 현판을 걸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11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고 영등포로 당사를 옮겼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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