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방부가 청와대에 제출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서에 딸린 대비계획 세부자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가 계엄을 성공하기 위한 국가정보원·언론통제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기무사 계엄문건’ 세부자료를 공개하며 “총 67페이지로 작성된 자료에는 계엄 성공을 위한 단계별 대응 계획, 위수령, 계엄 선포, 계엄 시행 계획 등이 상세하게 정리돼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자료에는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에 따르도록 지시하고,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는 등 국정원 통제 계획이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계엄 선포와 동시에 언론,출판,공연 전시물에 대한 사전 검열 공보문과 각 언론사별 계엄사 요원 파견도 작성돼 있었다. 한국방송(KBS), 조선일보 등 26개 언론사와 연합뉴스 등 8개 통신사에 대해 통제요원을 편성해 보도 통제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이 문건에는 국회 통제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20대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고려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계엄 해제 국회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인터넷 포털 및 소셜미디어 차단, 유언비어 유포 통제 방안도 담겨있었으며, 계엄사령부가 집회시위금지 및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시 구속수사 등 엄정 처리 방침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회 예상지역 2곳인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는 계엄 임무 수행군을 야간에 투입하는 계획도 수립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국방부에서 취합된 '계엄령 문건'을 지난 19일 제출받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이날 일부 자료를 공개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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