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 추모마저…홍준표 “자살 미화 안돼” 막말

“책임 회피…정상사회 아니다”
페북정치 끊겠다더니 논란 불러

민주 “노이즈 마케팅, 자중자애를”
정의당 “생각의 무능” 발언 질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다시 ‘막말’ 구설에 올랐다. 그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에 대해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다른 책임회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6·13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당직을 내놓은 채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또 “오죽 답답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는 간다. 그래도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다른 범죄”라며 “그러한 자살을 미화하는 잘못된 풍토도 이젠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생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해온 노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국민의 추모 열기를 ‘자살 미화’로 폄하한 것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그 누구도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 (국민이)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라며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타국에서 잔혹한 노이즈 마케팅이나 벌이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자중자애하라”는 논평을 냈다.

비판이 이어지자 홍 전 대표는 29일 낮 페이스북에 또다시 글을 올려 “같은 말을 해도 좌파들이 하면 촌철살인이라고 미화하고, 우파들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미국에 가서는 페이스북을 끊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이나 지키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늘 이런 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온 사람”이라며 “당 쇄신을 시도중인 자유한국당에 있어서도 적절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