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이 ‘남북경제공동체가 170조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낼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73주년 기념사를 놓고 “심각한 수준의 희망고문”이라며 “소상공인들이 광화문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실부터 직시하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16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희망찬 메시지를 내놓으셨다. ‘평화가 곧 경제다’, ‘30년 간 170조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들으면서 마음이 착잡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북경제공동체도 좋고, 평화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로 자유한국당도 거기 대해 협력하고 앞서가야 할 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비핵화 협상이 이렇게 느린 마당에, 남북경제공동체 170조의 경제적 이익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170조에 달할 것이라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심각한 수준의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작 일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적 이익이 있겠지만 누구의 이익이 되겠느냐. 북한의 싼 노동력을 찾아 우리 기업들이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에겐 좋은 일이겠지만 우리 노동자와 소상공인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신산업에 대한 확실한 전략 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데, 170조 경제적 이익이 일어날 수 있는게 맞는가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워지고 소상공인들은 광화문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거론하면서 “170조 남북경제공동체 희망을 제시할 게 아니라 지금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당장 소득주도 성장만 봐도 그렇다”면서 현 정부의 성장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반구저기(反求諸己), 화살이 날아가며 자신을 돌아보라고 했다”며 “주변 참모나 기득권 노조 등 주변을 둘러싼 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어떻게든 경제의 새 프레임을 짜 경제를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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