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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단독] 경찰, ‘국정점괘’까지 박근혜청와대에 보고… 기무사는 ‘염탐’

등록 2018-11-26 05:00수정 2018-11-26 09:19

경찰, 2014년 ‘역술인 국정 전망’ 작성
대통령 운세 등 아부성 정보 보고
기무사는 그 정보 염탐해 사령관 손에
정보기관 충성경쟁이 빚은 ‘민낯’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청이 역술인들의 국정 전망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운세까지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경찰청의 이런 하급 정보를 염탐해 기무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정보기관의 치열한 충성 경쟁이 빚어낸 민낯인 셈이다.

25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기무사는 2014년 9월1일 경찰청이 작성한 ‘역술인들의 향후 국정 전망 보고’를 입수해 이재수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보고했다.

경찰청의 ‘국정 전망 보고’ 문건에는 “2014년 갑오년은 ‘청마의 해’로 큰 나무에 불이 붙은 격이어서 국운이 매우 좋거나 나쁠 수 있는 극단적 운세”라는 ‘평가’가 담겨 있었다. 특히 “음력 3월에는 백호살(불의의 재난)까지 들어 물과 불로 인한 사고가 잦았다” “대지의 기운을 타고난 브이아이피(VIP)의 좋은 사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며, 10월 이후에 국운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쓰여 있었다. 앞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국운에 ‘백호살’이 들었던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 문건에는 역술인들의 정치·경제·사회 분야 관련 훈수도 담겨 있다. 정치 쪽은 “차츰 안정 국면에 진입하고 외교·안보는 북한 내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남 도발이 우려된다”고 하는가 하면, “경제 분야는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게 되며, 사회 분야는 추가 대형사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브이아이피께서 작년부터 삼재에 드신 만큼, 위해·건강(간·신경계) 및 측근 비리 등에 더욱 유의하실 것도 당부”한다며 “가을을 기점으로 더는 악재는 없으나, 브이아이피 건강 악화를 우려”한다고 적었다.

경찰청은 박 전 대통령의 당선과 세월호 참사 등을 ‘예견’했다는 유명 역술인들의 의견을 정리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이처럼 청와대에 ‘아부성’ 정보를 올리고, 방첩기관인 기무사는 이를 ‘참고 정보’로서 사령관에게까지 공유한 것이다. 장영달 전 기무사개혁위원회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청와대에 잘 보여야 진급을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어 정보기관들이 충성 경쟁을 벌인 것”이라고 짚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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