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한국당 입당 기자회견
“나라가 총체적 난국” 현 정부 비판
‘전 정부 실정 사과 않나’ 지적에는
“국가적 시련 송구” 에둘러 유감
“모든 이들 적폐몰이 안 돼” 반발도
‘박근혜 탄핵 의견’ 묻자 “통합, 단합”
박 사면·복권 찬성 뜻도 내비쳐
“나라가 총체적 난국” 현 정부 비판
‘전 정부 실정 사과 않나’ 지적에는
“국가적 시련 송구” 에둘러 유감
“모든 이들 적폐몰이 안 돼” 반발도
‘박근혜 탄핵 의견’ 묻자 “통합, 단합”
박 사면·복권 찬성 뜻도 내비쳐
‘황교안의 미래’ 놓고 전망은 갈려
“도로 친박당” “반기문과는 다를 것”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며 정치 행보를 공식화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과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그는 ‘박근혜 국정농단 방조’에 대한 사과 없이 “통합”만 되풀이했다. 여야 4당은 일제히 “후안무치하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 및 기자회견에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규정한 뒤 “(문재인 정부가)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성급한 정책이 경제, 안보,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함께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과 민생 파탄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입당 이유에 대해 “밖에서 당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당과 함께 제 생각과 당 생각 함께 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평가는 피하면서도 ‘통합’ ‘화합’ 등을 거듭 언급했다. ‘박근혜 후광’을 업고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황 전 총리는 ‘대국민 사과 없이 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지난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국가적 시련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에둘러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함께 일했던 모든 이들을 공무원 적폐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그 질문에는 고맙게 생각한다”고 응수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통합이다. 한마음 한뜻으로 통합해서 할 일을 감당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박 전 대통령 사면·복권 요구’에 대해선 “사면이라는 것은 형사법상 절차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측면도 있다. 국민이 통합·화합되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찬성 뜻을 밝혔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위기로 몰아넣었던 당사자 입에서 나올 말인가”라며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 박근혜 정부의 총리, 반성과 사죄가 먼저”라고 비판했다. 야당에서도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그저 ‘친박 아이돌’로 만족해야 할 것”(바른미래당) “희극적 좀비정치의 비극적 서막”(민주평화당) “쉰 재생에너지로 자유한국당을 살리겠다는 생각은 지나친 자신감”(정의당)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황교안의 미래’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지지율이 회복세로 돌아선 당에 ‘무혈입성’했다는 비판과 함께 ‘도로친박당’ 프레임에 갇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의원은 “친박 세력의 지지를 두텁게 받고 있는 그가 특정 세력의 대표가 되려 할 경우 당내 분열 구도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기문 트라우마’는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한 친박계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황 전 총리가 ‘현실 정치’를 모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치 도전 의지가 굳건하다는 점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는 다를 것으로 본다. 일찌감치 당내로 들어오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부터 다르다”고 짚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도로 친박당” “반기문과는 다를 것”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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