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뒤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도탄의 국민을 구하고 위기의 나라를 지켜내려면 제가 자유한국당 대표가 되어 동지 여러분과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며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무덤에 있어야 할 운동권 철학”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 등 ‘색깔론’ 공세에 나서면서 “관 뚜껑을 열고 나온 냉전시대의 좀비”(민주평화당)라는 냉소를 샀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서 “(국민들의) 모든 고통과 불안의 뿌리에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있다”며 “과거로 퇴행하고 있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반드시 되살려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 “철 지난 좌파 경제실험 소득주도성장이 이 정권의 도그마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정권과 손을 잡은 강성귀족 노조가 노동개혁을 가로막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하청 중소기업 근로자의 소득을 탈취하면서 정말로 보호받아야 할 서민들의 삶은 나락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 관련 움직임에 대해선 “한반도 평화의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많은 국민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당당하게 광화문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당 대표가 된다면 원내외 투쟁을 함께 펼쳐 올해 안에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이 정권의 망국 정책을 반드시 폐기시키겠다”고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했고 캠프 관련 이야기는 저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황 전 총리의 출마선언에 대해 민주평화당은 논평을 내어 “저주와 반공이 난무하는 색깔론, 민주인사를 때려잡고 간첩을 조작하던 공안검사에서 한 치 벗어나지 못한 퇴행”이라며 “철 지난 것은 멸종된 운동권 철학이 아니라 유신의 관 뚜껑을 열고 나온 냉전시대의 좀비”라고 꼬집었다.
한편 황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피선거권’ 논란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이들에게 당 대표 출마가 가능한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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