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마찰 고조
6명 “2주 이상 미뤄야 후보 등록”
북미 정상회담 겹쳐 흥행 빨간불
당 선관위 “흥행 사유로 연기 못해”
황교안·김진태만 뛰나 당내선 우려
6명 “2주 이상 미뤄야 후보 등록”
북미 정상회담 겹쳐 흥행 빨간불
당 선관위 “흥행 사유로 연기 못해”
황교안·김진태만 뛰나 당내선 우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전대) ‘집단 불참’ 가능성을 거론하며 일정 연기를 요구한 홍준표 전 대표 등 후보 6명과 당 선거관리위원회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당 대표를 뽑는 한국당 전대가 자칫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지는 맥 빠진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한국당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친 홍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 등 후보 6명은 10일 “(2월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2주 이상 연기하지 않으면 12일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아침 홍 전 대표를 뺀 5명이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회동을 열어 합의한 결과다. 홍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전대 보이콧’에 함께한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이들은 “(당 선관위의 주장대로) 장소 확보가 문제라면, 여의도공원 등 야외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대 일정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27~28일·베트남)과 겹치자 언론의 주목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전대 보이콧’ 배수진을 치고 일정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 선관위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제1야당의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선거 일정이 흥행을 이유로 연기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연기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당 선관위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 대관이 가능한 3월26~27일로 미룰 경우, 오는 4월3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준비) 기간과 겹치는 점” 등도 이유로 들었다.
주요 후보가 모두 경쟁에서 빠지게 되면, 가뜩이나 북-미 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쳐 빨간불이 켜진 전대 흥행에 악재가 더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오 전 시장은 애초 예정했던 언론 인터뷰 4건과 11일 충남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이콧 동참’을 거듭 확인하는 글을 올려 “힘을 합쳐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대항해야 할 때 ‘좀비 정치’나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바라보니 참담하다”고 밝혔다.
전대 기존 일정에 동의하는 후보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 2명이다. 전대 주자들이 집단 불참한 가운데 전대가 치러진다면 전대 관리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어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가 9일 오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왼쪽부터), 심재철, 주호영, 정우택 의원이 10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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