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국회 정상화 논의가 진통을 거듭하면서 민주당이 내세웠던 ‘3일 국회 개의’는 일단 무산됐다. 민주당은 주말 동안 자유한국당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태도가 완강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끝내 국회정상화 합의에 실패할 경우 단독 소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1일 오후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국회를 파탄 내놓고는 아직도 ‘잘못한 것 없다’고 땡깡을 쓰고 있다”며 “집권을 했으나 책임은 지지 않고 철부지로 구는 ‘집권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을 철회하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국회로 들어갈 수 없다”며 “우리가 그냥 국회로 들어간다는 것은 백기 투항하라는 것인데, 그렇게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회동을 위해 판문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면서 성사 기대감이 높았지만 회동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당 회의에서 “(민주당이) 회동 제안 사실을 언론에 먼저 알리고 나중에 알게 되는 진정성 없는, 국민과 야당보다 청와대만 의식하는 보여주기식 회동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민생 법안 처리가 급한 민주당은 한때 한국당을 뺀 여야 4당 또는 단독 6월 국회 소집을 검토했다. 하지만 주말까지 한국당과의 협상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침을 틀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단독 소집하면 정쟁하는 모습처럼 비칠 텐데, 헝가리 사고로 전 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와중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원철 김미나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