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 모습. 이 여사는 지난 10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별세한 다음 날인 11일 각 당 대표들은 빈소를 찾아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가 떠났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빈소를 찾아 “이 여사님은 여성운동도 많이 했지만, 정치적 운동도 많이 했다. 김대중 대통령 있기까지 동지적 관계로 살아오신 분인데 영면했다”고 애도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앞으로 당에서 김대중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을 김대중도서관과 함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김 대통령 관련해 여러 가지 행사를 당에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에게 어떤 말씀을 전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족들은 특별한 말씀 안 하고, 여사님이 그동안 아주 훌륭하게 잘 살아오신 것을 우리가 본받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빈소를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평생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한 이희호 여사님의 소천에 대해 저와 한국당은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지였고, 한평생 함께 민주화의 한길을 걸어왔다. 또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여성인권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며 “이제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게 됐지만, 그동안 이 나라 민주주의와 여성인권을 위해 남겼던 유지들을 저희가 잘 받들겠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희호 여사님은 김대중 대통령의 영부인으로서만 아니라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또 민주화와 인권, 평화운동의 선각자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국민이 애도하고 많은 분들이 조문 행렬에 참여하는데 이 뜻이 뭔지 다시 생각해봤다. 김 대통령을 만든 이희호 여사님의 민주주의 정신,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 정신, 한반도 평화와 인류평화를 위한 평화정신이 이희호 여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이사장을 추모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희호 이사장과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렸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뵌 건 지난주 월요일인데 아내와 함께 방문했을 때 그때 여사님이 눈을 뜨셨다. 오른쪽 귀에 대고 ‘동교동 댁에 얼른 가셔서 거기서 뵙고 싶다’라고 말했을 때 알아들으신 거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화 동지로서 굳건하게 옆자리를 지켰다. 김 대통령이 떠나시던 2009년 초에 일기에 아내가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있기 어려웠다고 쓴 것처럼 김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해서 한 길로 뚜벅뚜벅 걸어온 그 곁에는 정치적 동지이자 내조자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이 여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지구당 개편대회를 한 날 일부러 전주에서 오셔서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축사를 해주고 제 손을 봉투를 쥐여주던 그 모습이 선하다. 여사님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평안하기를 빈다”고 애도했다.
정의당 의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이정미 대표는 “수난과 고통의 시대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한평생 사신 분인데 우리 곁을 떠나게 돼 마음이 너무 애통하다”며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걸어오신 발자취를 깊게 새기고 그 뜻 이뤄지도록 정의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장나래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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