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지사가 26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출석해 전남 지역의 폭설피해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야당 의석이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텅빈 가운데,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여 “예산안 등 강행”…한나라 “원외투쟁 계속”
2005년 마지막주까지 파행…현안 연내 처리 불투명
26일 올해의 마지막주가 시작됐지만, 국회는 한나라당의 불참 속에 상임위를 제대로 열지 못하는 등 파행을 벗어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등원을 거부하면 단독국회를 강행하겠다고 거듭 밝혔으나, 한나라당은 해를 넘겨서라도 사립학교법 무효화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안 등 핵심 현안의 연내 처리 여부가 매우 불투명해졌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연 뒤 결의문을 내어, △내년도 예산안 △‘8·31 부동산 종합대책’ 관련 미처리 법안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등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여당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국민이 밝혀주시는 대로 우리당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최대한 일찍 예산안 심의를 마무리한 뒤, 28∼3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정세균 의장은 연석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가 연말을 넘기는 전례를 남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다른 정파와 협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정 사학법 날치기 처리에서 보듯) 우리가 없어도 지금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며, 원외투쟁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한나라당의 투쟁 마감 시한과 복귀시점은 정해진 바 없으며, 해를 넘기더라도 사학법 무효투쟁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당의 본회의 소집일인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임시국회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원내외 병행투쟁 등으로 태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및 문화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해 방위사업법안 등 현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민주당 등이 협조하지 않아 회의를 열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여당 지도부가 툭하면 ‘민주당·민주노동당과 국회를 열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국방위와 문광위에 불참했다. 다만,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등 해를 넘겨서는 안 되는 몇 개 안건에 대해서는 책임을 갖고 임하겠다”고 밝혔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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