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30일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3월 원내대표로 뽑힌 지 9개월여 만이다. 내년 1월 중 의원총회에서 뽑힐 후임자로는 김형오·김무성·안택수·임인배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연말 국회가 마무리되는 오늘 원내대표직을 그만 두기로 결심했다”며 “그동안 국회가 파행되지 않도록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집권부터 지난 몇년 동안 광란의 정치를 해 왔다”며 “현안마다 이 당 저 당 끌어들이는 기회주의적인 꼼수정치를 그만두고 국민과 소비자를 위하는 정치 철학을 가지길 촉구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의 사학법 반대 투쟁에 대해서는 “사학법이 ‘사악한 법’이라는 소신은 변함 없지만, 원내대표로서 속으로는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는 것을 더 바랐는지 모른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강 원내대표는 또 “당내외 모두를 상대로 하는 이야기”라며 “당직자나 리더가 되면 잔글씨나 속삭이는 말에 현혹돼 멀리 못 보는데, 모두 멀리 보는 습관을 들이자”고 뼈있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