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의 만남 제안을 두고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며 거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26일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론을 통해 (김 위원장의 제안을) 봤다. (김 위원장이 만나자고 하는 이유는)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여지를 남겼다. 다만 그는 앞으로 일주일이 코로나 19의 고비가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정치권 모두가 정치적 활동보다 국회를 통해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통합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이 여전히 없다고 보냐’고 묻자 안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쪽(통합당)에 물어보라”며 “거기 황교안 통합당 대표나 김형오 공관위원장께서 연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이미 밝히셨기 때문에 제가 따로 언급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는 그간 “관심 없다”며 야권 통합 논의 자체를 완전히 부정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안철수계 현역·원외 인사들의 통합당 이적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제가 가는 길이 정말로 어려운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여러 가지 고민이 다를 테니 스스로 내린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4년 만에 다시 ‘국민의당’으로 돌아온 안 대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안철수계 원내외 인사들의 결속력은 붕괴했고, 김중로·이동섭 의원에 이어 원내·외 인사들이 통합당으로 추가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 지지율은 2~3%대를 오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 발짝 물러난 안 대표의 발언이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율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 대표는 인재 영입 등 국민의당 총선 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 주 초부터 인재 영입, 정책발표를 연이어 발표할 생각”이라며 “그분들(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출신 의원)도 지역구 출마를 이미 몇 달 전부터 준비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대표 최측근 인사인 장환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통합당 입당을 선언했다. 장 부위원장은 2010년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뒤 19대 대선 안철수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 부본부장 등을 지냈다. 김철근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공보단장도 통합당 이적을 고심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안철수계 현역 의원인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도 조만간 통합당 합류를 결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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