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4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배제)’ 압박·지역구 이동 등 물밑 요구를 언급하며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본다. 이젠 사람이 무섭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간의 경위를 밝히지 않으면 제가 오히려 사리사욕만 채우는 정치인으로 비칠 수 있어 부득이하게 밝힐 수밖에 없음을 공관위에선 양해하시기 바란다”며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최근 홍 전 대표에게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경남 양산을에서 경선을 치를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경남 험지인 양산을로 선거구를 옮길 때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은 나 전 시장으로부터 선거를 책임지겠다며 출마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김두관 의원과 양산대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매일같이 찾아와 선거대책을 의논하던 나 전 시장은 사흘 전부터 오지 않았고 추가공모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본인이 양산을에 출마하면 나 전 시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당선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저를 또 딴 곳으로 보낸다는 이야기 나온다. 나 전 시장이 양산시장 보궐선거가 없을 것으로 보이자 국회의원 출마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인다”라며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본다. 선거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 전 시장의 잘못된 정치 행태는 바로 잡아야겠다”고 밝혔다.
나 전 시장은 이에 대한 반론 성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덕담 삼아 한 말씀 드린 것을 마치 내가 양산에 오도록 했다고 하시는 말씀은 조금 심한 것 같다”며 “정치의 금도를 지키고자 끝까지 추가 공천신청을 거부했고, 누구든 공천하면 당선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관위에 전했다는 걸 아시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다시 “덕담이라는 것은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아주 모욕적인 말”이라며 “정치가 뭔지 사람 배리는 것도 일순간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배신자는 절대 용서치 않는다”고 맞받았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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