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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진애, 서울시장 향한 10년의 집념…의원직마저 버렸다

등록 2021-03-02 15:48수정 2021-03-02 21:44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의원직 사퇴 결심을 밝힌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의원직 사퇴 결심을 밝힌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더불어민주당과의 내실있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일로 예정된 의원직 사퇴 시한이 열린민주당의 단일화 협상안을 관철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아예 기득권을 내려놓으며 배수진을 쳤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라는 ‘공룡 후보’와의 경선을 위해 4년 임기 가운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본선도 아닌 경선을 위한 의원직 사퇴는 정치권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선택이다.

열린민주당 안팎에서는 서울시장 직에 대한 김 후보의 강력한 의지가 이런 파격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건축과를 나온 김 후보는 도시공학 전문가 그룹의 1세대로 꼽힌다. 그는 제대로 된 도시개발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래 전부터 ‘서울시장’을 꿈꿨다고 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김 후보는 출마를 검토했지만, 박원순 전 시장의 출마 소식에 뜻을 접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이제는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열린민주당 한 관계자는 “짐작건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이 이뤄지던 2020년 2월로 시점을 돌리면 김 후보는 그 때부터 서울시장을 목표로 정계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후보 자체의 정치적 꿈은 의원직보다는 서울시장에 닿아있다”며 “오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시대정신은 의원 김진애가 아닌 서울시장 김진애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김 후보의 진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공식 협상이 뒤늦게 가동된 것도 김 후보의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 민주당은 그간 당내 경선을 이유로 단일화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25일 민주당을 향해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뒀다면 설 연휴가 지나고 바로 단일화에 돌입할 수 있게 설계했어야 했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내 경선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이제야 단일화를 서두르고 있는데, 의원직 사퇴 시한까지는 불과 6일이 남아있다. 게다가 이틀 남짓 걸리는 여론조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단일화를 위한 방송 토론 등은 한차례 정도나 가능하다. 반면 김 후보는 적어도 세차례의 토론을 통해 단일 후보를 뽑는 판단의 근거를 충분히 제공하고, 범여권 후보 관심도를 끌어올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김 후보는 이날 의원직 사퇴를 결단하면서, 선거인 명부 확정 시한(3월26일)까지 최대 18일의 단일화 기한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배수진을 친 김 후보는 이날 보궐선거 완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열린민주당 관계자는 “인지도 면에서 밀리는 김 후보 입장에서는 의원직 사퇴 시한에 맞춰 단일화를 결정하자는 민주당 쪽 제안이 매우 불공정하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심도있는 토론과 공약 검증을 통해 누가 서울시장에 적합한지 제대로 따져보자고 주장하기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후보는 이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밋밋하게만 갔다가는 질 수도 있다. 안전 위주로만 갔다가는 안전하게 패할 수도 있다”며 “저의 의원직 사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부디 공정한 단일화 방안으로 합의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에 촉구했다.

열린민주당도 이런 김 후보의 뜻을 굳이 막아설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공천 순번에 따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이어받을 수 있어 의석수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열린민주당 관계자는 “김 후보의 의원직 사퇴 결단에 대해서는 사전에 이미 최고위원 회의 등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의 다른 핵심 인사는 “김 후보의 의원직 공식 사퇴가 사퇴 시한(8일)보다 당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런 면에서 이날 민주당과 단일화 일정을 합의한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와는 입장이 서로 달라 보인다.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시대전환으로 복귀한 조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의원직은 더불어시민당 공천 명단에서 후순위였던 이경수 현 민주당 과학기술특별위원장이 물려받는다. 의석수가 한 석 뿐인 시대전환은 원외 정당으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시대전환 내부에서는 의원직을 지킬 수 있도록, 사퇴 시한까지 단일화 절차를 마무리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조정훈 후보는 오는 8일까지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노현웅 서영지 기자 goloke@hani.co.kr

▶바로가기 : 김진애, ‘의원직 사퇴’ 배수진 치고 단일화 협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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