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에이>(A) 주관으로 열린 보수 야권 단일화 방송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보수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16일 밝혔다. 단일화 대상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최근 상승세가 눈에 띄자 안 후보가 보수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합당 추진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단일화 여론조사(17~18일)를 앞두고 던진 ‘전략적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차라리 ‘즉각적 입당’을 통해 진정성을 보이라고 반응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단일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과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승리한 뒤 합당 절차를 밟겠다는 게 안 후보의 설명이다. 그는 합당 추진을 “야권 대통합의 길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으론 중도층을 포괄하지 못한다던 그가 합당을 거론한 자체가 눈에 띄는 변화이지만, 단일후보 자격으로 서울시장이 될 경우를 합당 추진의 주요 필요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회견 뒤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대통합을 위해 합당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지만, 이 경우 바로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싣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체로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 방문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원래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내가 처음에 우리 당에 들어와서 후보 경쟁을 하면 자연적으로 원샷으로 후보가 될 테니까 들어오라고 했는데 그때는 국민의힘 기호로는 당선이 불가능하다며 안 한다고 하던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왜 갑자기 무슨 합당이니 이런 얘기를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애초 ‘국민의힘 입당을 통한 경선’을 안 후보에게 요구했던 오세훈 후보는 “왜 하필 지금이냐”며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는 안 후보의 회견 뒤 바로 입장문을 내어 “저의 절박한 호소와 노력에 대해 이렇게 뒤늦게라도 화답을 주시니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왜 단일화 이후여야 하나. 단일화 이후로 미루고, 합당 추진하며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선 입당 후 합당’의 신속한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오 후보는 이날 저녁 안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방송 토론에서도 “지금 당장 합당·입당하는 것에 장애 사유가 없다. 현재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로 대립하고 있는데 오늘이라도 입당한다면 적합도·경쟁력 관련 설문조사 문항 선택권을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전제로 ‘경쟁력 조사’를 주장하는 안 후보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2번(국민의힘) 지지자들과 4번(국민의당) 지지자들이 한마음이 돼야 이길 수 있다. 제 목적은 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며 “제 진정성과 진심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합당을 할 때에도) 지분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이번 합당 발언이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조직력 등에서 한계를 느낀 안 후보가 마지막 카드를 내민 것”이라며 “최소 3일 동안 여론이 형성돼야 하는데, 예정대로 내일 단일화 여론조사가 진행된다면 합당 선언으로 인한 지지층 결집 효과가 발생하기에는 시간이 짧다”고 짚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의 합당 선언이 부분적 영향은 미칠 것”이라면서도 “차라리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아우르는 야권 대통합으로 당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선언으로 갔으면 여론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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