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 단일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게 됐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된 2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쪽은 오 후보를 비난하는 논평 8개를 무더기로 쏟아냈다. 야권 단일화 과정 자체를 공격하는 ‘“서울시 나눠 먹기 단일화’의 커튼콜, 관객은 외면할 뿐이다”,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경력을 지적하는 “낡은 행정의 달인 오 후보는 보육공약을 낼 자격이 없다”, 내곡동 땅 보상과 관련한 “‘도돌이표 거짓말’을 멈춰라” 등 ‘네거티브 패키지’였다. 박 후보는 남편 명의로 도쿄에 아파트를 구매한 것을 놓고 ‘진정한 토착왜구’ ‘야스쿠니 뷰’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던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런 날 선 반응엔 위기감이 배어 있다. 정권심판론 확산으로 한층 불리해진 여론 지형 속에서 제1야당 소속인 오 후보와 일 대 일로 겨뤄야 하는 부담감이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선 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보다 더 ‘벅찬 상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은 소속 정당의 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짐으로써 거부감 없이 조직력을 총동원할 조건이 갖춰졌다. 102석을 갖춘 제1야당 국민의힘은 원내 3석인 국민의당보다 인적 네트워크·물리적 기반이 단연 월등하다. 더욱이 오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내내 여론조사에서 고전하다가 이달 초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고 이번에도 대선 주자급인 안 후보를 물리침으로써 상승 흐름을 굳혔다. 컨벤션 효과를 고스란히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오 후보의 확장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오 후보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다른 후보보다 중도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안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선 경력이 있는 오 후보를 경쟁자로 맞이한 민주당은 ‘과거와 미래의 대결’을 내세우며 ‘인물 구도’를 부각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데 대해 입장을 묻자 “구도 자체가 서울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 싸움”이라며 “특히 오 후보는 무상급식으로 아이들 차별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낡은 사고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또 “광화문광장, 세빛둥둥섬 이런 것은 서울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한 것이 아니고 전시행정을 한 것”이라며 “서울시민들이 원하는 혁신과 개혁을 이룰 후보가 누구겠냐”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지금까지는 보수 야권 단일화 이슈가 박 후보를 덮고 있었는데, 이게 정리되면서 인물 구도가 설정됐다. 오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10년간 백수이다시피 했고, 박 후보는 최근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면서 달려왔다. 박 후보의 성공과 오 후보의 실패를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 결집에도 더욱 공을 들일 작정이다. 박 후보 캠프는 이해찬 전 대표 및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들을 더 많이 포진시킬 계획이다. 박 후보 선대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가 오늘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방문했던 이유도 범여권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우리 진영이 총동원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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