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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권심판론 업은 오세훈…‘제1야당·중도확장성’ 통했다

등록 2021-03-23 17:13수정 2021-03-24 02:48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0년 만의 부활이다. 2011년 서울시장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2016년과 2021년 두 차례의 총선 낙마, 당 대표 선거 패배 등 줄곧 고배를 마시며 ‘잊힌 사람’이란 평가가 뒤따랐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야권 단일후보로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나경원 전 의원을 상대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에게도 ‘낙승’을 거두면서 정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건부 출마’로 순탄치 않았던 시작…‘중도 확장성’으로 돌파

오 후보의 선거 레이스는 출마부터 순탄치 않았다. 오 후보는 지난 1월 안 후보의 입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출마’를 해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1월 ‘조건부’를 떼고 정식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오 후보의 본선 진출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내에서도 “조건을 건 정치가 성공하는 법은 없다”며 쓴소리가 나왔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나 전 의원에 줄곧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1차 경선에서 2위로 본경선에 진출한 오 후보는 당내 조직력이 거셌던 나 전 의원에 맞서 확장성을 부각했다. 나 전 의원의 ‘짜장·짬뽕론’(짜장면과 짬뽕을 섞어 먹지 않는 것처럼 중도 이념은 없다는 의미)에 맞서 합리적 보수, 중도층 겨냥 행보를 보이면서 결국 결과를 뒤집고 당내 최종 후보가 됐다.

정권 심판론 등에 업고 정치적 재기 순간 맞은 오세훈

경선에서 승리한 뒤엔 이른바 ‘오세훈풍’의 주인공이 됐다. 티브이(TV) 토론과 기자간담회에선 지역별로 구상한 ‘맞춤 정책’을 부각하는 등 정책적인 면모를 앞세웠다. 여론 지형도 제1야당 후보를 밀어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 등 여권의 악재가 이어지며 정권 심판론이 확대됐고, 제1야당 후보의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정권 심판’으로 기운 여론을 등에 업고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 필요한 조직과 자금, 넓은 지지 기반까지 갖춘 후보”라는 점을 부각해 승기를 잡았다.

전임 시장의 유고 상태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점도 “첫날부터 능숙하게 일하겠다”는 문구를 내세운 오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었다. 단일화 과정 내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는 큰 당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내세운 것 또한 상대였던 제3지대 안 후보의 약점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겨레>에 “막판 안 후보가 국민의힘 적극 지지층을 겨냥해 우클릭 행보를 보이면서 오히려 차별화에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미니대선급’ 재보궐선거에서 제1야당 후보로 선출되면서 정치적 재기의 순간을 맞게 됐다.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전국 선거 4연패(2016년 20대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의 고리를 끊는 주역이 될지도 관심사다.

오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국민의힘 또한 중도층 겨냥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지지층 밖 중도 유권자까지 포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표출되면서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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