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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직접 ‘오세훈 저격’ 나선 박영선 “지구 지정이 국장 전결? 명백한 거짓말”

등록 2021-03-24 16:00수정 2021-03-25 02:47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을 정조준한 저격수로 직접 등판했다.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지만 판세에 별 영향을 주지 않자, 주목도가 높은 후보의 입을 통해 여론전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박 후보 쪽은 현재 판세를 “열세”라고 평가하면서도,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지지층’들이 있어 실제 선거에서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후보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내곡동 문제는 ‘엘에이치 사태’의 원조격이다. 당시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이해충돌과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처가 땅이 있던 내곡동을 국민임대주택지구로 지정해 36억원를 받은 사실이 공직자 이해충돌 문제와 직결된다는 뜻이다. 박 후보는 “시장으로서 ‘그린벨트 푸는 걸 몰랐다, (지구 지정이) 국장 전결이었다’고 하는데 장관을 해본 사람으로서 이건 명백한 거짓말이다. 그린벨트 푸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여서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사항”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비케이(BBK) 사건의 진실을 피해 가면서 얼렁뚱땅 넘어갔던 모습과 내곡동 사태가 유사하지 않으냐”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는 “낡고 잘못된 역사”로의 퇴행을 막기 위해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의 미래 100년 좌표를 결정하는 중요 시점에서 후퇴하는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도 오 후보를 “엠비(이명박) 황태자로 불리던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내곡동 관련해서 이런저런 제보들이 당에 들어오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저격수를 자처한 것은 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야 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박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열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박 후보의 잠재력은 여전히 있다고 본다. (또) 민주당과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숨기는 진보 지지층이 있다”며 “객관적으로 보면 10%포인트 내외 격차를 보인다고 판단되며, 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1년 내내 민생만 챙기는 시장’(박영선)과 ‘1년 내내 정치투쟁을 하는 시장’(오세훈) 구도로 판세의 반전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오 후보는) 정권교체가 이번 선거의 주요목표이자 목적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민생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문제가 여당에 악재로 작용하는 데 대해선 ”투기 세력에 대한 수사와 처벌, 정부기관이나 엘에이치의 대대적 혁신이 가시화하면, 선거(자체)가 관심을 받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그러면 후보도 보이게 될 것이고, 후보의 비전과 정책으로 진검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승산이 충분하다”고 기대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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