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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준석’ 밑돌 된 바른정당의 외로운 정치실험

등록 2021-06-16 04:59수정 2021-06-16 08:54

이준석·유승민·원희룡·오세훈·김용태…
지도부·대선 주자 다수 바른정당 출신
‘제2의 남원정’ 쇄신 바람 일으킬지 주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 당선으로 4년 전 ‘나타났다 사라진’ 바른정당이 재평가되고 있다. 바른정당이란 도전은 2018년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합당하며 1년여 만에 새 국면을 맞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당시 등장했던 개혁적 목소리가 토양이 돼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수정당의 새 바람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깨끗한 보수’ 외치던 4년전 개혁보수세력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대역전극을 보여준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이번에 당선된 이 대표, 1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3선 하태경 의원은 모두 ‘바른정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표 신임 지도부에 ‘깜짝’ 입성한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도 바른정당 ‘청년정치학교’를 거친 청년정치인이다.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바른정당을 만들었고 끝까지 지켰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다.

바른정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주축이 돼 2017년 1월24일 창당했다.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보수정당으로서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준석 지도부’가 당 대변인과 부대변인 등 총 4명의 당직 인선을 위해 공고한 ‘대변인단 공개경쟁 선발 오디션 토론배틀’도 바른정당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바른정당은 청년 대변인을 선발하기 위해 △최저임금 △원전 폐쇄 등 현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또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당 토론회 최초로 미국 대선 토론회처럼 스탠딩 무대를 구성했고, 전국 각지에서 4000명의 ‘국민정책평가단’을 꾸려 즉시 승부를 가리는 방식을 도입해 ‘역동성’을 불러왔다. 청년정치인과 젊은 당원들을 양성하기 위한 시민 정치 교육프로그램 ‘청년 정치학교’도 그때 처음 문을 열었다. 콘텐츠 면에서 보수정당의 외연 확장을 위한 흥미로운 시도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당시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가려 ‘마이너 리그’로 분류됐다. 노력만큼 유권자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

바른정당은 1, 2차 탈당 사태를 겪으며 몸집이 절반으로 줄었다. 남겨진 세력은 원내 3당 체제 공고화, 영·호남 화합 도모 등의 명분에 따라 당시 호남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했고, 그 결과 ‘바른미래당’이 탄생했다. 안철수 대표와 손잡은 뒤엔 사사건건 내분에 휩싸이다가,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보수당으로 분화, 미래통합당으로 합당했다. 지금은 국민의힘이라는 ‘큰 집’에 다시 모여있다.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2017년 1월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의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2017년 1월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의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제2의 ‘남원정’ 바람으로 이어지려면…

4년 만에 개혁 성향 보수 정치인이 전면에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거여’ 민주당의 잇따른 실책,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 그리고 20·30세대가 띄운 ‘이준석 대세론’이 모여 그때의 ‘바른정당계’가 신주류로 떠오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출신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층에 대안이 되지 못하면서 바른정당 때 시작된 노력이 이제는 결실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상징으로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출마, 파란을 일으키며 승리했지만, 원조 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3인방과 바른정당 출신 정치인들의 덕도 봤다. 전당대회 기간 중 “젊은 바람의 동력은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내년 대선은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는 당이 집권할 것”(원희룡 지사),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분노는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 달라”(오세훈 시장)는 공개 지지는 이 대표의 거친 발언을 희석시키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쌓는 데 도움이 됐다. 2000년대 초반 16대 국회에서부터 보수정당 개혁을 주도했던 ‘남원정’ 쇄신 바람이 이번 전당 대회를 계기로 재현될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정병국 전 의원은 <한겨레>에 “비등점에 있던 국민적 여론이 보수정당의 혁명을 가져왔고 그 매개체가 이준석 대표가 된 것”이라며 “이제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수정당의 정체성이나 어떤 사람들의 구상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를 하는 이유가 보수정당이 개혁해야만 대한민국이 건강하게 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현상은 제 일처럼 기쁘다”고 평가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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