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출범한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에 “엠아르엔에이(mRNA)백신까지 반드시 개발하여 끝을 본다는 각오를 가져달라”며 백신 개발에 5년 동안 2조2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국외 제약사가 개발한 엠아르엔에이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및 치명률을 낮추는 데 효과를 입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공급 부족현상을 빚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해 케이(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대회는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출범과 1차 회의를 겸했다. 추진위원회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위원장이지만 첫 회의를 맞아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수단은 백신”이라며 “이달 중에 국내 기업 개발 코로나 백신이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백신의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차세대 백신인 엠아르엔에이백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백신을 반도체·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하고, 대규모 지원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백신 자주권 확보를 위한 국산 백신의 신속한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5년 동안 2조2천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필수 소재·부품·장비의 생산과 기술을 자급화해 국내 기업들이 생산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내 백신 산업 생태계 조성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긴밀히 협력하면서 독일, 영국 등 다른 국가와도 백신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월 유럽을 순방하면서 엠아르엔에이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독일 제약사 큐어백의 프란츠 베르너 하스 대표와 화상 면담을 하며 “향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등 민간위원 12명과 백신을 생산하는 국내기업인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이셀 대표 등도 참석했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백신 자주권’을 독려하면서 “백신 개발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연구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는데, 정부가 끝까지 지원하고 또 실패하는 경우에도 문책당하지 않도록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에서 논의해 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또 문 대통령은 “세계적인 백신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백신 보급의 국가별 격차가 심각하여 일부 백신 부국들은 ‘부스터 샷’을 계획하는 반면 다수의 저소득 국가는 내년까지도 접종 완료가 어려운 백신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모든 나라에 백신이 충분히 보급되지 않고서는 계속되는 변이의 발생과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백신 수급의 문제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문제 해결의 근본 해법은 백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일 수밖에 없다”면서 “대한민국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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