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78돌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독립유공자·유족과 한 오찬에서도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는 보수 학계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제기돼온 ‘1948년 건국’ 주장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 또는 원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부딪쳐왔다. 최근에는 이종찬 광복회장과 그 아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회나 언론 기고 등을 통해 ‘1948년 건국 주장은 일제강점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대광초등학교 동창이자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이 교수와 그 부친이 원로·보수 진영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특정 시점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규정하기보다는 ‘독립운동 전체가 건국의 과정(네이션 빌딩)’이라고 말함으로써 건국절 논쟁을 피하고 보수 진영 내부의 갈등 요소를 덜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은 사색당파적인 논쟁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언제가 건국이냐 하는 논란 자체가 우리 마음속에 없다. 대통령에게 건국 논란을 안 붙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