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권오규 경제수석 유력
김실장은 부총리 기용 거론
김실장은 부총리 기용 거론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를 떠났다. 여권의 지방선거 패배가 예고된 시점이라, 그의 자리이동이 개각으로까지 번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실장이 오랫동안 일해 쉬고 싶다는 뜻을 노 대통령에게 밝혔고, 대통령께서 이런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임에는 권오규 경제정책수석이 유력하며, 이르면 30일 인사추천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2002년 대선 때부터 대통령 후보 정책자문단장, 대통령직 인수위 정무분과위 간사, 정부혁신 및 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고, 2004년 6월부터 2년 가까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일해 왔다. 한명숙 총리가 임명될 당시 막판까지 그가 경합한 것을 두고 “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김 실장에게 더 마음이 가 있었다”고 청와대 참모가 전할 만큼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은 다음 개각에서 경제부총리나 교육부총리에 기용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다음 개각의 시기와 폭이다. 당장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천 장관의 한 측근은 “청와대, 당과 의견을 조율해봐야 하지만, 돌아간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천 장관 후임으로는 문재인 전 민정수석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또 청와대 안팎에서는 개각 대상으로 재임 기간이 1년 이상인 한덕수 경제부총리, 김진표 교육부총리, 윤광웅 국방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을 대신해 김 실장과 문 전 수석 등 ‘대통령의 사람’들을 내각에 전진배치시켜, 내각 장악력을 높이는 구도로 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으로 표류할 경우, 대통령이 당과는 거리를 두되 국정은 직접 챙길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일단 이런 그림을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개각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천 장관은 당으로 돌아가더라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고, 윤 국방장관은 아예 교체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전 수석은 법무장관 자리를 극구 고사하고 있다고도 한다.
아직은 상황이 지극히 유동적이다.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 뒤 진로를 놓고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경우, 노 대통령의 ‘독자행보’는 갈수록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며 그에 따라 개각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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