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이경숙·한승주 등 하마평
이 당선인, 3~4명 압축 막판 저울질
이 당선인, 3~4명 압축 막판 저울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총리 후보로 ‘비정치인 실무형’ 인사 중심으로 서너 명을 압축하고 막판 인선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 당선인이 정치적인 고려 없이 일 위주로 일을 제일 잘하실 분을 인선하실 것으로 본다”며 “아직 완전히 압축된 상태는 아니고 여러 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오 인수위원회 부위원장도 “총리는 비정치인으로 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인수위 비서실 관계자는 “현재 3~4배수로 압축해 주말께면 후보군에 관한 검증작업까지 마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인이 아닌 대학 총장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아무래도 총장 출신 발탁이 유력해 뵌다”고 전했다. 전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등 정치인 출신들은 총리직 제안에 모두 거절의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총장 출신 인사로는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과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이 손꼽힌다. 이 당선인의 테니스 멤버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을 지내기도 한 안 전 총장은 대학경영 경험과 충청권(충북 괴산) 출신이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새 정부가 잘되기를 바란다. 제안이 오면 그때 대답하겠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밝혔다. 한 총장서리도 외무장관, 주미대사 등을 지내 이 당선인이 중시하는 대미관계 강화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숙명여대 총장으로 인수위를 이끌고 있는 이경숙 인수위원장 역시 ‘국보위 경력’이 걸리긴 하지만 여전히 유력 여성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인수위 뒤엔 학교로 돌아간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밖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당선인과 ‘경제 코드’가 맞는 전경련 부회장 출신의 손병두 서강대 총장의 가능성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총장 외의 인물로는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꾸준히 거론된다. 한 비서실 관계자는 “우체국 공중전화 동전수거원으로 출발해 서울시장과 충북지사를 지낸 자수성가형 인물로, 겸손하고 행정능력을 갖췄다. 당선인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형에 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의 기용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주 대변인은 “비정치인이라고 단정할 만한 것은 갖고 있지 않다”고 여지를 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