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어색한 동거’ 이명박 정부 첫 국무회의가 열린 3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 들머리에서 국무위원 정수를 맞추려고 참석한 참여정부의 박명재 전 행자부 장관(맨 오른쪽)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초상화 아래서 어색한 모습으로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류우익 대통령실장, 한승수 총리, 이영희 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이 대통령, 국무회의서 파격 강조
타원형 테이블·참석 인원도 줄여
타원형 테이블·참석 인원도 줄여
효율과 격식 파괴는 3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도 다시 한번 강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필요하면 심야 끝장 국무회의도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 아침 8시에 국무회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께서 된다면 아침 일찍 회의를 열면 어떨까 싶다”며 “정규 국무회의는 화요일 8시에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정권에 견줘 1시간30분가량 당겨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규 국무회의는) 오래 끌면 안 되니까 의제에 따라 오후에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밤늦도록 토론하면 어떻겠느냐”며 “임시 국무회의는 시간에 관계없이 난상토론을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국무회의 자리 배치도 바뀌었다. 과거 직사각형으로 놓였던 국무회의 테이블은 타원형으로 바뀌었다. ‘보고보다는 토론을 우선하는 회의를 만들자’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타원의 넓은 쪽 한가운데에 앉았다.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이 양옆에 앉았다. 또 탁자 사이에 놓였던 빔 프로젝트를 없애 쯤 되던 국무위원 사이의 거리도 3. 정도로 1.쯤 줄였다. 회의장 한켠엔 봉지 커피와 잔이 놓인 탁자가 마련돼 참석자들은 직접 차를 타 마셨다.
이날 회의 테이블엔 대통령과 총리, 국무위원, 여성부 등 일부 부처 차관 등 24명이 앉았다. 통폐합된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등의 장관과 중앙인사위원장 등은 이날 회의 자리에선 빠졌다. 또 회의엔 사퇴와 청문 절차 미완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새 정부 국무위원 네 명을 대신해 박명재 전 행자부 장관 등 이전 정부 국무위원 4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 실행의 대원칙은 창의적이냐 실용적이냐 두 가지 면에서 반드시 확인하길 바란다”며 “관례에서 벗어나 같은 건이라도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접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뒤처지지 않고 나아가려면 변해야 하고, 어제와 오늘이 달라야 하고 또 내일이 달라야 한다”며 “국무위원들은 주 1회 정도는 현장을 방문하는 게 실용적 변화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보고하고 지시받는 분위기가 아니라 조곤조곤 상의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오는 10일께부터 이달 말까지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되도록 각 부처를 방문해 청와대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받겠다는 생각이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