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일 은평 뉴타운 방문으로 ‘총선 개입’ 논란이 빚어지자, 이후 예정된 외부 행사 일정을 대부분 취소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애초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리는 국제공작기계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은평 뉴타운 방문으로 ‘총선 개입’ 논란이 커지자 이를 취소했다. 이 대통령은 또 수원의 홍명보 어린이축구교실, 안산 호수동에 있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주민센터 방문 계획 등도 모두 총선 뒤로 미뤘다.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이 방문하려 했던 일산 킨텍스, 안산 주민센터 등은 이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한나라당의 백성운·박순자 후보가 각각 통합민주당의 한명숙·제종길 후보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방문하려 했던 지역이 모두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곳”이라며 “은평 뉴타운에 이어 이들 지역을 방문할 경우 ‘총선 개입’ 시비가 더 커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은평 뉴타운 방문 이후로는 청와대 안에서 방미·방일 관련 보고를 받는 등 외국 순방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쪽은 정치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외부 일정을 1~2곳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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