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심 전대표와 통화안해”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강소국 연방제안을 내걸어 ‘심대평 총리 추천’ 문제가 없던 일로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한나라당 여성의원들과의 점심자리에서 “이 자리에 정정길 비서실장도 있지만 내가 (총리직과 관련해)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참석한 여러 의원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와 통화해 ‘호남, 충청, 강원 출신의 화합형 총리를 염두에 두고 여러 군데서 추천을 받고 있는데 이 총재도 충청권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가 ‘그러면 강소국 연방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하라’고 말했고, 나는 ‘강소국 연방제가 말이 되느냐,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모자라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것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고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해 안 된다‘고 했고 이에 이 총재도 ‘그럼 우리도 후보를 추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면 (총리 추천은) 없던 이야기로 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참석 의원들에게 “지금 (심대평 총리설을 두고) 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찬 뒤 의원들에게 “대통령 발언을 밖에서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심대평 총리 기용설은 당을 혼란에 빠드리려는 정치공작”이란 자유선진당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으로, 사실상 심 대표 총리기용이 선진당 쪽의 강소국 연방제 제안 탓에 무산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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