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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KB금융 회장 ‘박영준 라인’이 ‘고대 라인’에 밀렸나

등록 2010-07-06 19:06수정 2010-07-06 22:23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들머리에서 검찰 직원들이 수사기록과 사무용품 등을 실은 손수레를 끌며 지나가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들머리에서 검찰 직원들이 수사기록과 사무용품 등을 실은 손수레를 끌며 지나가고 있다.
“강정원씨 ‘박영준 라인’ 영입 ‘선임운동’

‘청와대·고대라인’이 어윤대씨 밀자 백기”

내정 과정서 ‘권력집단 파워게임’ 징후
케이비(KB)금융 회장 자리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련의 사태를 돌아보면 한편의 ‘궁중 암투극’을 보는 듯하다. 권력 실세가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실세를 등에 업은 이들이 농단을 일삼은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국민은행 내부 사정에 밝은 금융권의 한 인사는 6일 “최근 사의를 밝힌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케이비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도전하기 위해 ‘박영준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를 영입했다”며 “선진국민정책연구원 유선기 이사장과 조재목 사외이사가 바로 그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케이비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강 행장 편에서 열심히 뛰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금융노련 정책위원장을 지낸 유선기 이사장은 2008년 6월부터 1년가량 국민은행 경영자문역(고문)으로 있으면서, 한달에 1900만원의 고문료를 챙긴 것으로 금감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조재목 이사는 시장조사회사를 운영하며, 현재 케이비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있다. 금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사여서 부적격 논란이 있었으나, 2012년 3월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강 행장은 정권 실세들과 관련있는 외부 인사들을 고문 등의 자리를 주며 곳곳에 배치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지난해 공석이 된 케이비금융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 유력한 외부인사들이 응모했다가 불공정성을 제기하며 중도사퇴한 이유도 강 행장 주변 인사들 때문이었다. 케이비금융지주 사외이사들로 이뤄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강 행장에게 기울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회추위는 사실상 단독 후보였던 강 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했다.


kb금융지주 회장 인사 파행 일지
kb금융지주 회장 인사 파행 일지
그럼에도 강 행장이 결국 낙마한 것은 권력집단 내부의 파워게임에서 밀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재무관료의 고려대 인맥이 애초부터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밀었고, 박영준 국무차장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믿은 강 행장이 이에 맞서다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강 행장은 지난해 회장 후보로 선임된 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신의 운전기사까지 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은 뒤 회장 내정자직을 사퇴했다.

지주회사 회장 선임 과정에서 빚어진 정치적 외풍은 케이비금융그룹의 주력이자 자산순위로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 경영에 곧바로 영향을 끼쳤다.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올해 1분기에 각각 10.82%, 0.81%로 경쟁 상대인 신한은행의 17.51%, 1.12%보다 훨씬 낮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정권 실세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됐다가 낙마하고 또 다른 사람이 회장이 되는 등 전략적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지속성, 신뢰성이 의심받는 상황”이라며 “금융산업은 결국 신뢰가 핵심인데,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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