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백용호 54살 동갑…‘후반기 성과’ 겨냥
정진석엔 박근혜·이회창·심대평쪽과 대화 기대
박인주 내정 놓고 ‘완벽한 고소영 인사’ 논란도
정진석엔 박근혜·이회창·심대평쪽과 대화 기대
박인주 내정 놓고 ‘완벽한 고소영 인사’ 논란도
참모진 개편 특징은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내놓은 집권 후반기 청와대 참모진은 이전보다 젊어지면서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청와대 참모진 총괄사령탑인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경제·사회복지·교육문화 등 정책 분야를 총괄할 백용호 정책실장 내정자는 54살 동갑이다. 과거의 정정길(68) 대통령실장-윤진식(64) 정책실장 조합에 비해 한층 젊어졌다. 세대교체를 통해 활력 있게 집권 후반기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백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경제 과외선생’으로 불릴 정도로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잘 이해하는 측근으로 꼽힌다.
여의도와의 소통에도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 모두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역대 류우익(대통령실장)-박재완(정무수석), 정정길-맹형규, 정정길-박형준 팀과 비교할 때 현실 정치를 가장 잘 아는 조합으로 꾸렸다는 평가다.
정진석 내정자는 자유민주연합 대변인과 국민중심당 원내대표를 거쳐 지난 대선 직후인 2008년 1월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정 내정자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등과도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2년 대선을 앞둔 ‘보수대연합’ 구상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또 충남 공주 출신으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그가, 세종시 논쟁으로 악화된 충청 민심을 다독이는 구실도 할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임 실장과 백 정책실장의 기용을 두고는 ‘아는 사람 돌려막기’가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직을 버리도록 하면서까지 임태희·정진석 두 사람을 청와대로 불러들인 것도 이명박 정부의 좁은 인재풀을 거듭 보여줬다는 평이다.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내정을 두고도 ‘적임자가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사회 및 일반국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자리에, 경북 칠곡에 고려대 출신인 그를 기용하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완벽한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인사’라는 지적이 일었으나, 청와대는 “박 내정자는 소망교회가 아니라 서울 종로 초동교회 장로”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비판론을 의식해, 지난 6월29일 송월주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등 7명의 종교·시민단체 원로들이 이 대통령에게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기용을 촉구했다는 건의서 사본까지 언론에 공개했다.
기존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든 대변인에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을 기용한 것은, 젊은 여성(39살)인데다 의원 출신으로서 정무·언론 감각과 인터넷 친화력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5~16일께 새 홍보수석 등 나머지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으로 이동관 홍보수석,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 집권 첫해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한 ‘트리오’는 일제히 물러나게 됐다. 이 대통령이 참모진 인사를 한꺼번에 단행하지 않고, 조직개편안 → 대통령실장 → 정책실장과 일부 수석 → 홍보수석 등으로 쪼개서 발표하는 방식을 두고는 “쇄신 효과를 반감시키는 ‘찔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잘게 잘라 먹는 이탈리안 소시지인 살라미를 빗대 “살라미 인사”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이 대통령은 오는 15~16일께 새 홍보수석 등 나머지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으로 이동관 홍보수석,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 집권 첫해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한 ‘트리오’는 일제히 물러나게 됐다. 이 대통령이 참모진 인사를 한꺼번에 단행하지 않고, 조직개편안 → 대통령실장 → 정책실장과 일부 수석 → 홍보수석 등으로 쪼개서 발표하는 방식을 두고는 “쇄신 효과를 반감시키는 ‘찔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잘게 잘라 먹는 이탈리안 소시지인 살라미를 빗대 “살라미 인사”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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