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줄여 ‘선택과 집중’
보고서는 2쪽 이내로
‘경쟁력위’ 참석도 취소
보고서는 2쪽 이내로
‘경쟁력위’ 참석도 취소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식을 ‘선택과 집중’ 쪽으로 맞춰가고 있다. 국정 현안들을 일일이 챙기던 만기친람형에서 굵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갈래를 터주는 식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의 일정과 회의 방식에서부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청와대는 28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보고를 취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모든 회의를 다 챙길 필요는 없다”며 “예정됐던 회의는 계속 사업을 보고하는 자리여서 대통령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판단해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태희 신임 대통령실장은 최근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참석을 필요로 하는 회의 등 각종 행사가 너무 많다면서, 이 대통령의 일정부터 ‘선택과 집중’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 일정 축소와 관련해 “선택과 집중으로 친서민 기조에 맞게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의 보고 방식도 바뀌었다. 각 수석실별로 분량은 2쪽 이내, 안건은 3건 이내로 핵심만 압축해서 보고하도록 하고, 대신 주요 현안에 대한 토론을 늘리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석들이 여러 현안을 장황하게 보고하다 보면 대통령도 세세한 사항들에 관한 언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은 큰 줄기를 잡고, 구체적인 사항은 각 수석과 부처 장관들이 챙기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최근 이 대통령이 잇따라 대기업을 비판했지만, 앞으로는 대통령의 ‘말’보다는 각 부처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도록 하는 데 주력한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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