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태도’ 외교부와 대조
청와대와 정부는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외교통상부는 김 위원장 방중 사실 자체를 확인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반면, 청와대는 관련 정보를 적극 공개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 방북 사실을 언론에 제일 먼저 알려서 기사화되게 한 것도 청와대였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 방중의 사전징후를 포착했느냐는 질문에 “첩보와 관련된 사항이어서 이 자리에서 확인해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26일 새벽 0시대에 만포 쪽을 넘어서 중국의 지안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 당국은 며칠 전부터 징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동일연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2회 방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 방중 목적을 신중하고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이처럼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를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언론에 알린 것을 두고,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한국 정부에 귀띔해주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일부 수석실의 업무보고를 취소하고 외교안보수석실로부터 김 위원장 방중 동향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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