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정부간 협의를 마무리짓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11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할 때까지 한-미 에프티에이 관련 실무작업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힌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또 지난 29일 미국 백악관은 오는 11일 서울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언급에 대해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한-미 에프티에이 관련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미국의 거듭된 ‘서울 G20 이전 한-미 에프티에이 마무리’ 주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조정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2일 의회 중간선거라는 미국 국내 정치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일 “미국 행정부는 의회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한-미 에프티에이 조정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며 “힐러리 장관의 얘기는 11일 한-미 정상회담 때까지 에프티에이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서로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한-미 에프티에이의 민감성을 고려해, 시간보다는 서로 납득할 수 있는 ‘내용’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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